성진지오텍 오너 18개월만에 복귀 왜?

에너지플랜트설비제작업체인 오너가 1년 6개월만에 경영일선에 나섰다. 상장을 앞둔 2007년 10월 대표이사를 내놓고 물러났던 전정도(사진) 회장은 지난 27일 주주총회를 통해 성진지오텍 대표이사 회장으로 신규 선임되면서 경영 전면에 복귀했다. 이날 해외영업총괄 사장이던 신언수씨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2007년 10월부터 성진지오텍 대표를 맡았던 전문경영인 출신의 윤영봉 사장은 부회장으로 물러났다. 성진지오텍이 오너체제에서 전문경영인체제로 이번에 오너-전문경영인체제로 변신한 것은 각 체제의 장단점을 고루 접목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성진지오텍은 잇단 대규모 공급계약 체결에도 불구하고 통화옵션파생상품 키코(KIKO)로 큰 타격을 입었다. 작년 매출 5201억원, 영업익 748억원을 기록했음에도 키코로 인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당기순손실은 1910억원에 달했다. 전 회장은 해외 진출 10년만에 수출규모를 300배 이상 키운 데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끈끈한 비즈니스 파트너를 구축하는 등 성진지오텍을 연 매출 5000억원대의 중견기업으로 이끌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친인척이 보유한 지분 520만주를 대거 매입해 지분율을 18.96%에서 35.98%로 끌어 올려 대주주의 지위를 확고히 구축해 놓았다. 신 사장은 대우조선해양 본부장 출신으로 관련 분야에서는 해외 영업의 귀재라는 평가다. 성진지오텍 관계자도 "전 회장이 이사회 수장으로서 회사의 비전과 경영방향을 제시하게 되며 신 사장은 회사경영의 총괄을 맡게 됐다"며 "이번 경영체제 전환은 전-신 투톱체제가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영위축을 단기간에 수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전정도 회장은 "누구나 사업을 하다 보면 진 자리도 있고, 마른 자리도 있는 법이다. 전 임직원이 똘똘 뭉쳐 무일푼으로 시작했던 그 시절의 열정과 자신감으로 또 한번 울산의 기적을 만들자"고 포부를 밝혔다. 전 회장은 "뜻하지 않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잠시 주춤했지만, 이는 더 큰 도약을 위한 일시적인 움츠림일 뿐, 현재의 위기를 발판 삼아 세계최고의 플랜트 설비 메이커로 전진하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안정된 지배구조를 확립한 전 회장의 리더십과 노하우, 인적 네트워크에 신 사장의 해외영업력을 양대엔진으로 한 성진지오텍이 수출을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할 지 주목된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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