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진로와 롯데 양사간 치열한 '소주대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진로가 먼저 칼을 빼들었다.
진로는 오는 23일부터 18.5도짜리 해양심층수 함유 소주 '진로 제이'를 출시한다. 이에 따라 지난 2006년 2월 '처음처럼' 출시를 계기로 촉발된 '순한 소주 전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진로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기존 해양심층수 함유소주인 'J'의 도수를 19.5도에서 1도 낮추고, 영문이니셜인 브랜드네임에서 한글로고를 전면으로 내세웠다. 진로는 리뉴얼 '진로제이'를 참이슬 브랜드와 차별화시켜 저도 소주시장을 개척하고, 소주시장 구도 변화와 제조사간의 치열한 시장경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진로의 저도주 소주시장 공략은 소주 '처음처럼'을 인수한 롯데가 4월부터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시작함에 따라 마케팅 효과를 반감시키고 소주시장에서 먼저 바람몰이를 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진로 관계자는 "롯데가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 먼저 텃밭인 부산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롯데가 기존 제품인 '처음처럼'으로 시장 공략을 하려면 '부드럽다', '깨끗하다' 등의 컨셉으로 진행해 나갈 가능성이 커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즉, 진로는 제이의 도수를 1도 낮춰 맛이 더욱 부드럽고 숙취가 적은 부담없는 소주라는 점을 강조하겠다는 것. 진로 제이의 도수(18.5도)는 무학 '좋은 데이'(16.9도), 금복주 '더블루'(17.9도)에 이어 세번째로 낮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자체적으로도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제품끼리 겹치는 부분 없게 하는 등 여러가지 포석이 있다"고 덧붙였다. 진로는 이번 출시와 함께 술을 가볍게 즐기는 '라이트 유저(Light User)'층을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롯데는 진로의 이번 저도주 출시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그동안 진로 제이가 사람들이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을 못느껴 시장에서의 반응이 미약했다"며 "차별성을 느끼기 가장 쉬운 것이 도수"라고 설명했다. '처음처럼'이 20도의 벽을 깨며 성공한 것처럼 진로가 제3세대 브랜드로 출시한 '제이' 성과가 그다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도수를 1도나 내린 모험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진로 제이는 지난해 9월 출시 첫달 10만~11만상자의 출고량을 기록한 후 점점 내려가 올 1월 출고량은 6만여상자에 그쳤다.
한편 진로의 저도수 소주시장 공략 이면에는 롯데의 와인 사업을 겨냥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두산와인을 인수해 공격적으로 와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롯데를 전방위로 압박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진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소주와 와인은 음용층과 장소가 전혀 다르다"며 "와인시장을 점유하려면 와인제품을 내놓으면 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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