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한국이 그리워 김치찌개 끓여먹다, 눈물이 났다."
한국 남자 가수 중 최초로 미국 주류 음반시장에 뛰어든 세븐이 11일 데뷔 싱글 '걸스(Girls)'를 발표, 벅차고 설레는 심경을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국에선 귀엽고 부드러운 매력으로 사랑받았던 그는 미국에서 남성미 넘치고 섹시한 25세 남성으로 변신한 상태. 그는 "내가 생각해도 어른스러워졌다. 외모보다 내면이 더 그렇다"고 밝혔다.
이번 데뷔로 이루고 싶은 소망은 '한국에도 이런 놈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그 음악의 본토인 미국에서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지만, 더 넓은 세계에 본인의 음악을 보여주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있다.
지난 2007년 '맨땅'이다시피 한 미국으로 들어가 3년 여간 마음 고생도 많았을 터. 그는 "이제는 혼자 요리를 하고, 영화를 보는 게 익숙해졌다"면서 "그러나 대한민국 생각이 나서 김치찌개를 끓여먹다 말고 운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데뷔곡 '걸스'는 미국 내 톱 프로듀서 다크 차일드가 프로듀싱하고 정상급 여성 래퍼 릴 킴이 피처링한 곡. 현지 거물급 프로듀서와 가수들의 도움으로 세븐은 미국내 성공 가능성을 많이 높여둔 상태다. 그는 "내가 아시아인인 것은,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라면서 "새로운 케이스다보니 흥미로워하는데, 아무래도 선입견으로 인한 불리함도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또 "미국 여성들이 적극적이어서 오히려 내가 수줍어했는데, 그걸 고치니 여성분들이 좋아해주셨다. 기회가 된다면 비욘세와 음악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더욱 남자다워진 세븐과 나눈 10문 10답.
1. 미국에서는 귀여운 남자보다는 섹시한 남자를 선호하는 편인데요. 그래서 세븐도 처음 미국 진출을 준비할 때부터 살도 좀 찌우고 남성다운 면을 어필하려고 노력해왔죠? 외모와 성격에 있어서 어떠한 변화를 어떻게 추구했는지요?
처음엔 그런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니에요. 이미지라는 것을 바꾸려고 해도 쉽게 바뀌는 것도 아니고.
지난 2년 동안 혼자 미국에 있다 보니 자연스레 성숙해지고 남자다워지긴 한 것 같아요. 외적인 것만이 아닌 내 마음이.
2. 한국팬들이 기억하는 모습에서, 현재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이 있다면요?
뇌요. ^^ 생각이 많아졌어요. 예전보다 어른스러워졌다고 나도 느낄 정도예요.
혼자 지내면서 정말 수없이 많은 일들이 있었고, 여러분들이 상상도 못할 일도 많이 겪었어요. 그러면서 내 자신이 많이 성숙해진 것 같아요. 음악적인 면에서도 많이 배웠고요.
3. 한국에서는 밝고 쾌활한 성격이었는데, 미국에서는 친구들을 잘 사귀고 있나요? 한때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고 하던데, 미국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했나요?
한때는 혼자 지내는 게 정말 힘들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했어요. 혼자 요리하고, 혼자 영화를 보는 게 익숙해졌을 정도예요.
스케줄에 관련된 일들을 빼면 밖엔 잘 안 나가요. 처음엔 클럽도 잘 다니고 많이 놀러 다녔는데, 안 좋은 루머만 돌더라고요.
4. 미국에 간 후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울어본 적 있나요?
혼자 지내다 보니까 가족, 친구, 그냥 '대한민국' 자체가 그리웠어요. 한국 생각에 혼자 김치찌개를 만들어 먹다가 눈물이 흘러서 다 먹지도 못하고 버린 적도 있고요.^^;
5. 한국에서 가수 연습생 생활이 꽤 길었는데요. 당시 심정이나 기분, 상황과 비교했을때 미국에서의 음반 준비작업은 어땠나요?
어떻게 보면 미국에서의 새로운 시작이 더 힘들었는지도 몰라요. 우선 홀로 지내는 게 따분했고. 연습생 시절엔 없었던 '무대에의 그리움'이라던가, 나를 기다리는 팬들이라던가. 그런 시간들을 견뎌내는 게 조금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6. 현지 전문가들은 세븐에 대해 장단점으로 무엇을 꼽고 있나요?
장점이라면, 아시아인이라는 것! 우선 새롭잖아요. 누구도 이루지 못한걸 시도한다는 것. 다들 흥미롭게 생각하는 거 같아요.
단점이라면, 아시아인이라는 것?^^ 아무래도 조금의 선입견과 인종차별으로 인한 불리함을 무시하진 못할 것 같아요. 언어문제도 그렇고. 그래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것 같아요.
7. '올해 꼭 이뤄야지'하는 최소한의 목표치는 뭐가 있을까요? 또 장기적으로 봤을 때, 미국 진출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최대 목표치는요?
기간을 잡아두고 시작한 건 아니에요. 장기적이든 단기적이든. 그냥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있고, 본토에 와서 많이 배우고 있고요.
올해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미국앨범이 잘 돼서 많은 미국사람들에게 '한국에도 이런 놈이 있다!'라는 거 보여주고 싶고요. 나아가서는 전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 들려 드리는 게 꿈이죠.
8. 미국 여성들은 어때요? 미국에서도 한국에서처럼 이성들로부터 인기가 많나요? 별로 안좋아하는 것 같아서 고친 점이 있다면요?
미국 여성분들은 개방적이고 활발하고 적극적이에요. 그래서 가끔은 오히려 제가 수줍어할 때가 있죠. 그런걸 고치고 당당해지니까 좋아하더라고요.
9. 보아와 비도 나란히 미국 대중문화시장에 입성해 화제를 모으고 있어요. 우선 보아의 미국 노래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비의 '스피드 레이서'는 보셨나요?
보아는 첫 싱글에서의 아쉬운 점을 이번 앨범에서 많이 채워준 듯해요. 음악이나 콘셉트 자체도 훨씬 좋고 멋져요. 좋은 프로모션이 뒷받침되면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스피드 레이서'는 지훈이 형(비)이 영화의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닌자어쌔신'이 아주 기대가 돼요~
10. 미국 스타들 중 함께 스캔들을 내보고 싶은, 혹은 친해지고 싶은 여성 스타가 있다면요?
비욘세와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그 작업 말고 음악작업요^^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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