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불짜리' 해상쇼에 관광객 인산인해
해양음악분수, 오는 8월 해양문화축제 맞춰 본격 가동될 듯
목포시, 제주도ㆍ홍도 경유 관광객 체류형으로 전환 기대
시민단체 "타당성 낮고 해양생태계 영향" 설치 반대 주장
목포 앞바다에 설치될 '해양음악분수' 조감도
2009년 8월 중순(제4회 목포 해양문화축제 개막일) 오후 8시 목포시 평화광장. 주차장에는 차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중간 중간 관광버스도 여러 대 보인다.
주차장으로 들어오지 못한 차량들은 인근 우미아파트 주차장으로 몰려간다. 이곳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영빈관사우나가 위치한 4차선 대로변까지 점령한다.
평화광장 옆 갓바위 해상보행교에도 두, 세 겹 인파가 몰려있다. 사람이 지나다닐 공간이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다.
평화광장에서 자전거와 인라인을 타고 놀던 시민들도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바닷가 쪽으로 나온다. 평화광장에 쭉 늘어선 카페에서도 창밖으로 고개를 내민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평화광장 앞 바다가 잘 보이는 카페는 손님으로 북적인다. 특히 야외 카페는 이 시간만 대면 한 몫 톡톡히 잡는다. 일주일전에 예약을 해 놓아야 이 시간에 야외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또 인근 아파트 주민들도 창문 너머로 잠시 후 펼쳐질 '백만불짜리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평화광장 상가 주인들도 개점 휴업 상태다. 그리고 이들의 눈은 평화광장 앞 바다로 향한다. 평화광장에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는 경상도 사투리, 충청도 사투리, 강원도 사투리 등 전국 팔도 사투리가 흘러나온다.
같은 시간 목포시 하당 신도시와 영암군 삼호읍을 잇는 영산강 하구둑을 지나는 차량들도 일시 정차한다. 이 때문에 하구둑 도로는 그야말로 주차장이 됐다. 그러나 빨리 진행하라며 크락숀을 누르는 차량은 하나도 없다. 차량들 모두 다 주차해 놓고 하구둑 위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평화광장 앞 바다는 평화광장, 갓바위 해상보행교, 영산강하구둑 등에 모인 사람들로 포위된다. 사람들이 평화광장 앞 바다를 가운데 놓고 삼각편대를 이룬 것이다.
이처럼 수많은 인파가 모였고, 이들의 시선이 한 곳에 집중된 이유는 바로 '해양음악분수' 때문이다.
대한민국 그 어디에서도 보지도, 듣지도, 느끼지 못했던 해양음악분수 쇼가 바로 몇 분 뒤 목포시 평화광장 앞 바다에서 시작해서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중 목포시민들도 있지만 해양음악분수 쇼를 보기 위해 모인 관광객들도 엄청나다. 관광객들은 '해양음악분수' 쇼를 감상한 뒤 목포시에서 하룻밤을 묵고 갈 예정이다.
목포시가 시민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양음악분수 시설 설치를 강행한 이유가 드러난 셈이다.
정종득 목포시장은 제주도, 홍도 등을 관광하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목포시를 그냥 지나쳐 간다는 점에 착안, 물과 빛을 주제로 하는 야간 관광 상품인 해양음악분수 설치를 생각해냈다.
이들 관광객들이 하루라도 목포에서 숙박하면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에 정 시장은 지난 2006년 2월 해양음악분수 시설 설치를 선언했다. 이후 해양음악분수 설치 타당성 검토 용역을 마치고 투ㆍ융자심사, 해양수산청 공유수면 사용 사전협의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했다.
또 목포시는 목포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해양음악분수 설치사업 환경성 영향조사 연구용역을 체결하고, 타당성 검토용역 결과에서 예상되는 문제점, 물의 흩날림으로 인한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의 해결책도 마련했다.
이 같은 절차를 걸쳐 목포시는 지난해 12월 24일 시청 상황실에서 해양음악분수 제작과 설치를 위한 '실시설계 착수보고회'를 가졌다. 이날 보고회에는 부력체의 구성과 분수조명, 노즐, 펌프와 분수조명, 멀티미디어 시스템 등 기본적인 설비와 해수날림 등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우려에 대한 해소책이 제시됐다.
목포시 평화광장 앞 바다에서 설치될 해양음악분수는 총 134억원의 예산으로 수반 길이 150∼200m이며, 분사 높이 35m 등의 규모다. 바다 한가운데서 물이 35m 이상뿜어져 올라가는 장관이 연출되며 해상 상황을 감안해 이동식으로 설치된다.
이같은 목포시의 해양음악분수 설치에 대해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목포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해양음악분수는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고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목포시에 설치 반대를 요구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그 이유로 바닷물을 쏘아 올리는 과정에서 해양 생태계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점, 소음으로 따른 피해가 발생된다는 점, 일본 가고시마현과 마산시도 경제적 타당성이 없어 사업을 포기했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하지만 목포시는 해양음악분수 설치를 강행할 입장이다.
목포시 관계자는 "목포 평화광장 앞 바다에 설치될 해양음악분수는 목포의 향후 미래를 담보할 관광개발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올 8월께 열리는 해양문화축제에 맞춰 가동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끝>
광남일보 김현수 기자 cr2002@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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