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능입증에 실패한 태반주사제를 소리소문 없이 철수시켜 비난을 받고 있는 제약사가 이번에는 '외국에서 효과가 입증된 약'이라며 신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소제약사 는 지난해 태반주사제 '리쥬베주'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하기 어려워지자, 판매를 전격 포기하고 최근 '멜스몬주'라는 일본 완제품을 수입해 팔기 시작했다.
회사측은 "(국산) 태반주사제에 대한 안전성 의혹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져감에 따라 오히려 안전성을 검증 받은 오리지널 태반주사제의 수요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제품 홍보를 위해 4년간 무려 100억원 어치나 판매한 자사 제품의 위상을 스스로 깎아 내리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이 회사는 '리쥬베주'의 임상시험 실패와 제품 철수에 대해 어떤 책임감 있는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휴온스 태반주사제 마케팅 담당자는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의문이 든 상황에서 멜스몬주 판권이 확보돼, 기존 제품을 고집할 필요가 없게 됐다"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또 "리쥬베주의 효과가 있다 없다의 문제가 아니라 약의 효능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현재로선 확립돼 있지 않다는 게 더 문제"라며 임상시험 실패의 의미를 축소하고 나섰다.
'리쥬베주'가 도대체 효과가 있는 약인지 아닌지 즉답을 피한 것이지만, 휴온스 뿐 아니라 보건당국도 이에 대한 시원한 답을 해주지 않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생물의약품관리팀 신준수 사무관은 "제약사가 스스로 허가취소를 선택한 상황에서, 식약청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정부와 제약사를 신뢰하고 지난 4년간 이 약을 구입해 온 소비자 입장에선 사뭇 황당한 일이다.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본부장은 "국내 임상시험 자료도 없이 허가를 받은 제품이었던 만큼, 소비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효과검증에 제약사가 보다 적극적이었어야 했다"며 '약만 팔면 되고' 식의 태도를 비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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