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여행] 두륜산 케이블카 타고 눈꽃여행

땅 끝 해남의 명물, 국내 최장 1600m 두륜산 케이블카 다도해 비경·눈 덮힌 한라산까지 한 눈에 잡힐 듯, 장관 '1박2일' 유명세 탄 유선각, 대흥사까지 멋진 추억여행 완성  

해남 두륜산 케이블카가 아름다운 설경과 어우러져 그야말로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해남은 '땅 끝'으로 유명하다. 끝은 항상 시작을 의미한다. 꿈이 시작되는 곳, 바로 해남 땅이다. 눈발이 흩날리는 날, 해남 두륜산으로 향했다.   해남의 영봉이며 여덟개의 높고 낮은 연봉으로 이뤄진 두륜산은 대둔산이라고도 불렀다. 가련봉(703m)을 비롯 두륜봉(630m), 고계봉(638m), 노승봉(능허대 685m), 도솔봉(672m), 혈망봉(379m), 향로봉(469m), 연화봉(613m)의 8개 봉우리가 연꽃형 산세를 이루고 있다. 오른 손을 가지런히 펴고 엄지를 집게손가락에 붙인 다음 손가락 끝을 당겨 오목하게 물을 받을 듯 만들면 영락없는 두륜산의 지세가 된다.  

두륜산 고계봉 정상 표지석.

두륜산은 경사가 완만하고 빼어난 경관을 이루며 산행코스가 험하지 않아, 유유자적 2~3시간 정도면 가련봉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두륜산은 또 사계절 언제 찾아도 좋은 산이기도 하다. 이른 봄은 지천으로 핀 동백, 여름에는 울창한 수림과 맑은 계류가, 가을에는 찬란한 단풍이 길손을 맞아준다. 눈내린 겨울, 두륜산의 모습도 가히 절경이다.  

1박2일 방송이후 케이블카를 타려는 관광객들이 엄청 늘었다고 한다.

두륜산은 또한 케이블카로 유명하다.대흥사 쪽에서 해발 638m의 고계봉을 연결하는 국내최장의 삭도로 총 연장 1600m에 이른다. 지난 2003년 2월 개장이후 지난 해에만 20만명의 관광객이 이용하는 등 해남의 명소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51명이 최대정원으로 초속 3,6m의 속도로 간다. 올라가는데 8분정도 걸린다. (케이블카 이용요금은 어른이 8000원, 어린이가 5000원으로 생각보다 비싸다)   특히 얼마전 KBS 예능프로그램(해피선데이-1박2일)에 소개되면서 '반짝 특수'까지 이어져 요즘은 그야말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케이블카를 타려는 관광객들의 줄이 한참 길게 이어져 있었다. 연인들이며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며, 모두들 들뜬 모습으로 연신 사진을 찍어대는 모습이 오히려 볼 만했다.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바라본 한반도 모양의 지형.

……… 그리고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기막힌 전망이 끝없이 펼쳐졌다. ……… 산 윗쪽 케이블카 승강장. 왼쪽으로 '한반도' 모양을 한 계곡이 눈에 확 들어왔다. 자세히 보니 역시 우리나라 지도 모양 그대로였다. 여기저기서 관광객들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전망대까지 이어진 멋진 산책로. 멀리보이는 건물이 케이블카 승강장이다.

고계봉 정상 전망대까지 이어진 길이 260m, 286개 계단으로 이뤄진 산책로 또한 기막히다. 케나다산 천연목재인 헴퍼 소재로 계단 끝부분의 각을 높여 걸을때 최대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돼 노약자도 쉽게 오를 수 있다.  

전망대까지의 산책로. 관광해남을 알리는 홍보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산책로를 따라 은은하게 들려오는 새소리, 그리고 산책로 주변으로 펼쳐진 희귀종 '백소사나무' 군락을 벗 삼아 10여분 걷다보면 고계봉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두륜산 고계봉 전망대.

전망대에 올라서니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영암의 월출산과 강진 주작산은 물론 멀리 광주 무등산까지 손에 잡힐 듯이 펼쳐져왔다. 날씨가 좋을 때면 제주도 한라산까지 그 아스라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두륜산에 오르면 한라산과 서로 바라보인다"는 말이 나와있다고 하니, 가히 그 비경을 짐작할만 하다. 하지만 때마침 찾아든 안개 때문에 한라산의 모습을 끝내 보지 못했으니,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두륜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다도해의 비경.

전망대 다른 한 쪽에 서니, 다도해의 비경 속에 점점히 찍혀 있는 완도, 진도 등 섬들이 금방이라도 잡힐 듯 눈 앞으로 다가왔다. 터질 듯한 감동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 곳에서는 또한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어 지난번 연말연시에 해넘이ㆍ해맞이 인파가 엄청났었다고 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두륜산 고계봉과 두륜봉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삼진물산 구영자 대리는 "연말연시 연휴기간과 주말에는 밀려드는 관광객 때문에 예약하지 않으면 당일 탑승을 하지 못할 정도"라며 "전망대와 산책로 등에서 바라본 해남의 비경에 매료돼 다시 해남을 방문하겠다는 관광객이 많다"고 말했다. 대흥사 진입 아홉굽이 숲길…측백·편백나무, 전나무 빽빽 두륜산에는 케이블카 외에도 대흥사와 유선관, 고산 유적지 등 관광명소가 많다.  

대흥사 전경. 절집 위로 떠 있는 듯한 가련봉과 두륜봉이 멋지다.

두륜산 한 자락에 자리잡은 대흥사(대둔사)는 백제 무령왕 14년에 신라화상인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특히 대흥사를 들어가는 진입로는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아홉 굽이 숲길이라고 해서 '구림구곡'이라 불리는 이 길은 약 2㎞에 걸쳐 측백나무와 편백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하늘을 보기가 쉽지 않다. 대흥사 입구까지는 차로 갈 수 있지만 이런 숲 길을 걷는 맛 또한 각별하다.  

서산대사, 초의선사 등 대흥사 선사들의 부도가 모아져 있는 부도밭.

가장 아름다운 곳은 역시 부도밭 앞 길이다. 서산대사와 초의선사 등 역대 선사들의 부도 등 56기의 부도가 모여있는 부도밭 앞에는 전나무가 쭉쭉 뻗어있는데, 부도밭을 끼고 자연스레 곡선을 이루고 있는 길이 아주 아름답다.  

해남 대흥사 입구 유선각의 장독대.

부도밭을 지나면 영화 '서편제'와 '장군의 아들' 등을 촬영했던 유선각을 지나간다. '1박2일' 방송이 나간 이후 유명세를 탄 유선각은 요즘 전국에서 밀려드는 사람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행복한 비명'이리라.

해남 대흥사 일주문이 웅장하다.

그리고 해탈문을 지나면 정원처럼 잘 꾸며진 연못과 당우가 한 눈에 잡힌다. 대웅전이 계곡 북쪽에 위치하고 있어 일반적인 사찰 구조와는 많이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대흥사 윤장대. 안에 불교경전을 넣고 책장에 축을 달아 회전하도록 만든 것으로 윤장대에 자신의 희망과 소원을 담은 발원문을 넣고 돌리면 발원이 성취 된다고 합니다.<br /> <br />

서산대사를 배향한 표충사와 차의 다성 초의선사가 기거한 일지암, 대사와 선사의 유물들을 보관한 성보박물관 등 문화재와 볼 거리가 너무나 많다. 여러 당우에 걸린 편액도 눈여겨 볼만하다. 무량수각은 추사 김정희의 친필이고, 표충사는 정조대왕, 대웅보전은 이광사, 가허루는 이삼만의 글씨라고 한다.   ■주변 볼거리 땅끝관광지, 우수영관광지, 고산 윤선도 유적지, 우항리공룡화석지, 고천암호 철새도래지등이 있다.   ■찾아가는 길 ▷서울→서해안고속국도로→목포IC→2번 국도 강진방향→성전→13번 국도 해남→827번 지방도로→두륜산 ▷광주→나주→2번 국도 강진방향→성전→13번 국도 해남→827번 지방도로→두륜산   해남=김병용 기자 사진ㆍ글=노해섭 기자 nogary@gwangnam.co.k   <ⓒ호남 대표 조간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광남일보 노해섭 기자 nogary@gwangnam.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광남-사진체육부 노해섭 기자 nogary@gwangnam.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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