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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산책] 리홀 뮤직갤러리 - 10만장 LP와 진공관 스피커로 누리는 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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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산책] 리홀 뮤직갤러리 - 10만장 LP와 진공관 스피커로 누리는 호사 10만 장의 LP와 10억 원대 음향 시스템을 갖춘 리홀 뮤직갤러리는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만 원의 행복'을 누리는 전문 감상 공간으로 인기가 높다. 사진 = 마예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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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스트리밍이 음악 감상의 주류가 된 시대, 그 앞에 LP가 화려하게 돌아왔다. 지난해 미국 음악전문지 롤링스톤은 LP 판매량이 곧 CD 판매량을 앞지를 것이란 기사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60만 장의 LP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2016년 28만 장의 2배 이상이다. 레트로 열풍과 함께 빈티지한 멋, 깔끔하고 쨍한 음원 너머 "치직~" 하는 소리와 함께 오래된 감성을 타고 울리는 소리에 열광하는 이들이라면, 그 LP를 한층 더 웅숭깊게 만나는 공간 또한 간절하지 않을까. 10만 장 가까이 되는 LP가 벽면을 오롯이 채운, 1920년대 진공관 스피커가 사람을 압도하는 공간. 리홀 뮤직갤러리는 음악이 가진 권능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귀한 감상실이다.


성북동의 대표 맛집으로 잘 알려진 누룽지 백숙 건물 오른쪽을 보면 뜬금없는 대형 비틀스 포스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위로 리홀 뮤직갤러리 라는 세로형 글씨와 바이올린 켜는 남자 조각이 건물을 내려다보고 있다. 낯선 분위기에 이끌리듯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넓은 공간을 꽉 채운 LP와 대형 스피커들이 위용을 자랑한다. 생각지도 못한 공간에 대한 놀라움도 잠시, 스피커를 타고 흐르는 음악을 마주한 순간 그 충격에 잠시간 말을 잇지 못하게 된다. 왜 뮤직 ‘갤러리’인지 단박에 깨치는 기묘한 경험이다.


입장료 1만 원을 내면 음료 한잔과 함께 신청 곡을 적을 수 있는 메모지를 받는다. 벽면을 가득 채운 LP의 규모만큼이나 다양한 신청 곡을 소화하는데, 클래식·재즈·팝만 신청 가능하며 가요는 저작권 문제로 틀 수 없다고 한다. 신청 곡을 쓰기 전, 갤러리 전면을 꽉 채운 스피커들이 눈에 들어온다. 신청 곡에 맞춰 운용하는 스피커와 시스템이 자못 궁금해진다,


[인스타산책] 리홀 뮤직갤러리 - 10만장 LP와 진공관 스피커로 누리는 호사 1930년대 미국 극장에서 사용 된 웨스턴 일렉트릭의 WE15a 스피커는 교향악은 물론 디바들의 고음역대도 깔끔하게 소화하는 명기(名器)로 널리 알려져있다. 사진 = 김희윤 기자

1930년대 미국 극장에서 사용한 스피커 WE15a


‘쓰레기도 비싸다’는 미국의 전기회사 웨스턴 일렉트릭 제품의 명성은 통신장비와 함께 음향장비에서 빛을 발해왔는데, 리홀뮤직갤러리는 구하기도 힘들다는 웨스턴 일렉트릭의 스피커를 2대나 갖추고 있다. 1927년 영화 ‘재즈싱어’를 필두로 유성영화의 세계를 맞은 미국 전역의 극장에 스피커를 납품했던 웨스턴 일렉트릭은 넓은 극장에서 생동감 넘치는 사운드를 낼 스피커를 개발하게 됐는데, 그 2세대 격인 WE15a 혼 스피커가 이곳에 있다.


1930년대 미국의 한 극장에서 쓰였다는 15a혼 스피커는 부드러우면서도 스케일이 있는 사운드에 최적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리홀의 15a혼 스피커의 진가는 클래식 중 볼륨이 큰 교향곡을 들었을 때 오롯이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팝 마니아는 거기에 보태 휘트니 휴스턴, 셀린 디옹, 머라이어 캐리 같은 성량이 풍부하고 고음역대를 잘 소화하는 디바의 곡을 들었을 때 스피커의 소화력이 정점에 달한다고 평한다.


[인스타산책] 리홀 뮤직갤러리 - 10만장 LP와 진공관 스피커로 누리는 호사 진공관 필라멘트가 타들어 가면서 LP와 함께 빚어내는 사운드는 장르를 불문하고 보다 깊고 진한 감동을 준다. 사진 = 김희윤 기자

꽉 찬 진공관 사운드가 주는 감동


그 앞의 웨스턴 일렉트릭의 25a혼 스피커 역시 비범한 자태를 뽐내는데, 나무 재질인 15a와 달리 철로 만들어져 피아노 연주곡을 들었을 때 멋진 소리를 들려준다. 그 옆으론 1940년대 미국 극장에서 사용된 알텍 A2 스피커가 고개를 빼꼼 내민다. 여러 악기가 빚어내는 사운드를 생생하게 살리는 음색으로 재즈나 하드록에 진가를 발휘한다기에 서둘러 신청 곡을 적어냈다. 이윽고 기자가 신청한 이글스의 호텔캘리포니아가 흐르자 공간은 순식간에 콘서트장으로 바뀌었다. 돈 헨리의 허스키 보이스 아래로 조 월시, 돈 펠더의 기타 선율이 흐르고, 글렌 플레이와 랜디 마이즈너의 백보컬이 그 뒤를 탄탄히 받쳐주는 풍경이 생생히 눈앞에 그려졌다. 꽉 찬 사운드가 주는 감동은 자연스럽게 공감각의 왜곡까지 불러일으켰고, 전율과도 같은 감동을 남겼다.


집 한두 채 값은 족히 넘길 LP와 음향 시스템을 흔쾌히 대중에게 공개한 주인공은 어떤 인물일까? 리홀 뮤직갤러리를 만든 리우식 대표는 중견 인쇄업체 경림코퍼레이션 대표로 유년 시절 뮤지션을 꿈꿨지만, 오디션에서 고배를 마신 후 인쇄업에 전념해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 시절부터 여유가 생기는 대로 한 장 두 장 사 모은 LP가 수 만장에 달하고, 10억 원대 규모의 음향 시스템까지 갖추게 되자 자신만의 취미 공간을 넘어서 음악이 주는 행복을 나누고자 한 그의 뜻은 곧 리홀 뮤직갤러리의 개관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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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찾는 다양한 음악 애호가들은 만 원의 행복, 아니 천 원의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란 칭찬을 아낌없이 쏟아낸다. 덧붙여 ‘나만 알고 싶은 공간’이라며, 더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웃픈 바람도 함께 전했다. 2020년 서울에서 1930년대 미국·영국 스피커를 통해 마주하는 다양한 음악의 향연은 나른한 일상에 틈입한 푸른 서슬처럼 방문객들의 가슴 속에 충격과 전율을 선사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소개글
@vn_ahyun 멋진 공간에서 멋진 사람들과??
@carrie.mhkim 와... 이것은 신세계! 요즘 귀가 울려서 고생했는데 편안하게 음악 감상했다.
@jiyoon_k_claire LP판이 무려 10만장 있는 오래된 엔틱한 LP 감상실.
사장님이 어떤분인지 심히 만나보고 싶다.
@minchan1010 귀호강 했다.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다. 소원성취 했다!
@cvb2ni 집에 있는 세 장의 lp를 가져갔다. 노엘 갤러거, jmsn, 라라랜드ost. 사운드 좋은 스피커로 들으면 감동이 백만배?? 귀르가즘 그 자체!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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