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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미래]"서촌은 역사적 도심… 현 가치 보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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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미래]"서촌은 역사적 도심… 현 가치 보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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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장세희 기자] 서울의 미래, 서촌의 미래를 주제로 한 '2022 서울의 미래 포럼'이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됐다. '역사적 고찰과 그랜드디자인'이란 주제로 열린 첫 번째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서촌에 대해 '역사적 도심'이라고 강조하면서 현재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촌 개발 적정 수준 보전돼 병행해야"

이날 토론자로 나선 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학교 교수는 서촌 개발에 있어서 적정한 수준의 보전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우저 교수는 “서울의 사대문 안쪽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지역들이 몰려 있다”면서 “적어도 사대문 안에서는 무분별한 개발을 허락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파우저 교수는 특히 주거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는 서촌의 기능에 주목했다. 그는 “서울에는 여러 동네가 있지만, 서촌의 경우 여전히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며 “주거 기능이 살아있는 서촌의 특성에 맞게 주민들을 위한 개발 사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규모 개발이나 전면 철거 같은 단어는 서촌에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서촌의 역사적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소규모 개발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우저 교수는 미국의 워싱턴DC와 프랑스의 파리를 서촌 개발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지목했다. 워싱턴DC는 어느 건물도 88m 높이의 국회의사당보다 높게 짓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건물 고도 제한법이 1988년 의회를 통과했다. 이로 인해 워싱턴DC 내에서는 대규모 개발이 불가능해졌고, 대신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 지역이 크게 발전했다. 워싱턴DC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민주주의의 중심인 국회의사당이 자리한 만큼 무분별한 난개발 없이 도시의 전통이 유지되고 있다.


파리도 마찬가지다. 파리는 문화재 보존을 위해서는 개인 또는 사유 재산을 관리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문화재로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 건물 외에도 주변의 환경이나 공간 역시 보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 법안에 따라 문화재 인근의 사유 재산을 보전하는 비용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파우저 교수는 “두 도시에서 볼 수 있듯이 역사적 의미가 있는 지역이라면 국가 차원에서 개발과 규제의 균형이 적절히 이뤄져야 한다”면서 “서촌 지역의 전체적 보전과 개발, 사업과 주거를 균형 있게 잡을 수 있는 ‘가이드라인’ 또는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고 말을 마쳤다.


[서울의 미래]"서촌은 역사적 도심… 현 가치 보존해야"

"서촌 미래 자산 활용 위해 데이터베이스화 해야"

유나경 PMA엔지니어링 도시환경연구소 소장도 전문가의 제안과 시대적 요구에 따라 서촌의 지역적 가치가 높아졌다고 봤다. 그는 "2008년부터 시작된 도심부 관리는 역사적 문화적 경관을 보유한 북촌, 인사동, 정동지역 뿐만 아니라 명동, 관철동, 북창동 지역도 고유한 특성을 발굴해 지역의 가치를 높여왔다"며 "이후 2008년 한옥선언은 북촌, 인사동 지역으로 국한돼 있었던 지역의 가치를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던 경복궁 서측, 서촌지역까지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유 소장은 최근 서촌은 지역의 가치를 경제적 가치하고도 연결시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서촌 시장의 움직임의 변화가 감지된다"며 "민간 시장에서는 옛 전통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살리면서 그 위에 새로운 것을 덧붙여 친숙하고도 유일한 독특한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서촌유희라고 하는 수평호텔 개념으로 확장해 서촌이라는 지역을 통합해 대중적 관심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소장은 "최근에는 엔티크 제품과 같이 세월이 흔적과 누군가의 삶이 담겨있는 버려진 빈집을 고쳐 새롭게 재탄생 시키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화동의 렌탈하우스 이화루애, 익선동의 거북이슈퍼, 익동카페 등 옛 전통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살리면서 그 위에 새로운 것을 덧붙여 독특한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소장은 향후 서촌을 국가의 미래 자산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상세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비엔나의 경우에는 도시지도 서비스에 기본적인 도시정보와 함께 필지별 건축물의 건축 시기, 건축가, 보존상태 등의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버밍엄시는 커넥팅히스토리를 구축해 인물, 장소 등 기존 출판 자료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직접 관련문서와 사진 등의 자료를 업데이트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향후 잠재적인 자원 발굴에 도움이 될 것이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아카이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소장은 "기존 건물과 그 장소의 가치를 찾아내는 작업이 많아질수록 가능한 산재해 있는 자료를 통합하고 공유해 일반시민과 이해당사자가 사용 목적에 맞게 장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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