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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반도체에 의존하는 中…경제보복 막는 '방패'[한중 공급망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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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분석 리포트 ①반도체
中, 메모리 반도체 절반 한국서 수입…美·유럽이 기술강국, 中 공급망 배제돼도 타격 적어

[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反中)' 공급망 동맹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출범했다. 표면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한 경제안보 협력체란 수사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중국 견제를 위한 공동전선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대(對) 중국 수출 의존도가 25%에 달하는 우리 교역 구조상 미국의 반중 공급망 재편 동참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모든 산업에 걸쳐 중국과 거미줄처럼 긴밀하게 얽혀 있는 터라 공급망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주요 산업에 있어 한·중 양국의 공급망 현황을 분석하고 IPEF 출범에 따른 영향과 과제 등을 짚어본다.


韓 반도체에 의존하는 中…경제보복 막는 '방패'[한중 공급망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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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이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업종이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려는 미국이 장비·소재 분야에서 압도적인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이 공급망에서 배제돼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꽉 쥐고 있는 우리 기업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 역시 매우 높은 편이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2020년 중국에서 수입한 반도체는 179억3000만 달러 규모로 전체 반도체 수입액의 39.5%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대중 반도체 수입 의존도가 높아 보이지만 그렇게 단정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 우리 기업이 현지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물량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중국 현지 공장에서 반도체 물량 상당수를 전공정(웨이퍼 가공) 단계까지 생산한 뒤 한국으로 가져와 후공정(웨이퍼 절단·포장) 처리를 하는데 이 물량이 수입으로 잡힌 것이다.


대중 수출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이 2020년 전 세계에 수출한 반도체는 954억6000만 달러 규모로 이 중 중국에 전체의 43.2%인 412억 달러를 수출했다. 중국이 당장 한국 반도체 수입을 줄이거나 중단할 경우 우리 기업이 큰 타격을 입겠지만 현실성은 다소 떨어진다. 전체 메모리 반도체 수입의 절반을 한국에 의존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2020년 956억 달러의 메모리 반도체를 수입했는데 이 중 46.9%인 448억 달러를 한국에서 들여왔다. 전 세계가 '반도체 품귀' 현상을 겪으며 중국은 오히려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 기술 자립화를 위한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다만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기초 원료에 있어선 중국이 공급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중국의 생산 점유율이 높은 갈륨(95.7%), 텅스텐(83.6%), 마그네슘(82%)은 중국이 일방적으로 공급을 중단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공급망 다변화 노력이 필요한 품목들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신산업실 전문연구원은 "우리가 반도체 소재 일부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긴 하지만 중국이 수출 제한시 반도체 생산 차질, 글로벌 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중국이 소재 수출을 제한하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핵심 소재의 공급망 다변화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韓 반도체에 의존하는 中…경제보복 막는 '방패'[한중 공급망 진단]


무엇보다도 반도체 시장에선 미국, 유럽이 장비·소재 분야를 지배하는 기술 강국이라 중국은 공급망에서 큰 리스크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반도체 장비가 없으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초미세 공정 기술을 개발해도 반도체를 대량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17.7%), 네덜란드 ASML(16.7%), 미국 램 리서치(12.9%), 일본 도쿄 일렉트론(12.3%), 미국 KLA(5.9%) 등 상위 5개사가 총 65.5%를 차지한다. 반도체 소재 부문 역시 여전히 일본, 미국, 한국 점유율이 50%, 중국이 약 1%에 그친다.



미국이 반도체 첨단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대중 견제 수위를 올리는 것도 우리 입장에선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기회가 될 수 있다. 앞서 미국은 국가 안보를 앞세워 중국계 사모펀드의 한국 매그나칩 인수에 제동을 건 데 이어 하이닉스의 중국 우시공장 첨단장비 반입 추진에도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오히려 한미 반도체 협력 강화를 계기로 미국 현지 생산비용 절감, 미국과의 기술 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이를 통해 대만, 일본 등 경쟁국 대비 기술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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