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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공화국]대세 된 '돈 버는 게임(P2E)' 한국 선 못 달린다

수정 2022.01.12 10:20입력 2022.01.12 10:20

사행성 규제 탓 국내 영업 불확실
엔씨·위메이드 등 해외로 눈 돌려
'바다이야기' 트라우마가 혁신 발목




#"1일 퀘스트 완료 시 코인 50개." 직장인 김현재씨(33)는 최근 무한돌파 삼국지라는 게임을 통해 일평균 3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 게임은 캐릭터가 적을 무찌르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 미션을 완성하면 무돌 코인을 받을 수 있다. 무돌 코인은 클레이스왑을 통해 카카오 가상화폐인 클레이로 전환한 뒤 코인 거래소에서 현금화할 수 있다. 게임을 즐기는 일부 이용자들은 이를 재테크의 한 방법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이 ‘무돌 삼국지’가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기 시작하면서 업계가 시끄러워졌다.


‘날벼락’ 블록체인 게임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무한돌파 삼국지’는 위태로운 영업을 하고 있다. 이 게임은 최근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 분류 취소’를 받았기 때문이다. 게임 개발사인 나트리스가 법원에 등급분류 결정취소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오는 14일까지 임시로 운영 중이다. 게임위는 구글, 애플 등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10곳에도 블록체인 게임들에 대해 유통을 사전에 막아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게임위 관계자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8조 3항에 근거해 이 게임의 등급 분류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에는 ‘경품 등을 제공해 사행성을 조장하는 것’이 금지된다. 게임위의 등급 취소 통보를 받은 것은 ‘무돌 삼국지’뿐만이 아니다. 스카이피플의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역시 무돌 삼국지와 같은 상황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돈 버는 게임(Play to Earn·P2E)’이 새로운 트렌드로 언급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영업 불확실성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지만 해외서만

엔씨소프트, 넷마블, 컴투스, 위메이드 등 국내 굴지의 게임사들도 P2E 모델을 접목한 게임들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하지만 국내에선 사업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해 대체불가능토큰(NFT) 기반 게임을 선보이는 엔씨는 국내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 버전은 P2E 모델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정작 국내에선 서비스를 못하고 있다. 미르4 글로벌 버전은 게임 내 아이템 강화에 쓰이는 재화인 ‘흑철’을 NFT화해 유틸리티 코인 ‘드레이코’로 변화해 위믹스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국내 이용자들은 이 게임을 이용할 수 없다. 국내 게임사의 게임을 국내 이용자들이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우회해 이용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위메이드는 지난달 31일에도 P2E 모델이 적용된 신작 ‘갤럭시 토네이도’를 한국, 중국을 제외하고 174개국에 출시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P2E 게임 흐름은 누구도, 어느 회사도 막을 수 없고 그 흐름을 어떻게 양질의 성장으로 만드는지가 과제"라며 "한국에서는 게임 자체가 사행성인지가 아니라, 게임의 경제나 재화가 게임 밖으로 나오면 사행성이라고 규제한다. 사행성 규제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규제 풀어야"

일각에서는 P2E 게임을 두고 과거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에 빗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5년 넘게 지난 ‘트라우마’가 혁신을 발목 잡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게다가 이미 게임 아이템을 현금으로 전환하는 일은 이용자들 사이에서 비일비재하다. 게임사들이 공식적으로 현금 환전 기능을 제공하진 않지만 이용자들은 ‘아이템매니아’ ‘아이템베이’ 등의 사이트에서 게임 아이템을 사고판다. 수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아이템들도 존재한다.


사행성을 우려하며 막지 않았더라면 국내 게임사에서 먼저 ‘엑시 인피니티’ 같은 성공사례가 나왔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베트남 게임사 스카이마비스의 ‘엑시 인피니티’는 NFT를 적용한 P2E 게임의 선구자다. 작은 회사였던 스카이마비스의 기업 가치는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2021년 기준)로 커졌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게임산업이 규제를 해도 수백배 성장을 이뤄왔는데 신기술에 대한 창의성을 인정해줬다면 미국과 한국이 대등하거나 더 나았을 수 있다"며 "당장 법안 개정이 힘들면 최소한 가이드라인이라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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