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스타 산책]배우가 차린 책방 '책과 밤, 낮'

시계아이콘02분 33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배우이자 작가 박정민과 친구 곽지훈 대표가 차린 책방
수다·노트북보다는 '독서 삼매경'에 빠진 손님들
커피 컵받침 뒤엔 박정민이 책에 줄친 글귀들
책장엔 추천도서와 '동주'·'시동' 등 출연작 관련 책들도
구매서적 맡겨두고 보는 '키핑 도서' 공간도

[인스타 산책]배우가 차린 책방 '책과 밤, 낮'
AD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배우가 차린 카페. 이렇게만 소개하더라도 주목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법 하다. 쉽게 주목받는 직업군 중 하나가 배우이고, 그가 직접 카페를 운영한다고 하면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오히려 어려울 수 있다. 그런데 그의 또다른 '직업'은 작가. 4년 전 '쓸 만한 인간'이란 산문집을 출간한 적이 있어서다. 배우이자 작가가 카페를 차려 운영까지 한다니 더더욱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책을 쓰는 모습을 보여준 박정민이 낸 카페 '책과 밤낮' 얘기다. 지난 22일, 일요일 오후 이곳을 찾았다. 배우이자 작가, 동시에 카페지기인 박 대표의 정성이 깃들인 카페는 팬들은 물론 책을 좋아하는 인스타그래머들 사이에 이미 꽤 유명한 곳이다. 문을 연 지 한 시간도 채 안된 시간에 거의 만석이었다.


주소로는 마포구 합정동에 속하지만 상수역과 가까운 카페는 4층짜리 건물의 2층에 자리한다. 10명 남짓 앉을 수 있는 기다란 책상과 2인용 테이블 두어 개, 창가에 놓인 3인석 테이블에 자리마다 비치된 테이블 스탠드까지, 카페보다는 도서관이 연상되는 공간이다.

[인스타 산책]배우가 차린 책방 '책과 밤, 낮'


도서관과 닮은 이유를 찾자면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박 대표와 그의 20년 지기 친구 곽지훈 대표가 '책과 밤낮'을 오픈하면서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곳'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당초 카페는 10평 남짓한 가정집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지난해 3월 두 사람은 밤에 문을 여는 책방이라는 개념으로 '책과 밤' 카페를 열었다. 곽 대표는 "박정민은 늘 '책 읽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조금은 충동적으로 그 꿈을 실행했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런데 이곳을 찾아오는 손님이 늘어나면서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해졌고, 평소 박 대표가 즐겨 찾던 동네인 이곳에 '책과 밤낮'이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새롭게 마련했다.


카페 이름에 크게 심오한 뜻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밤에 운영했던 예전 카페가 '책과 밤'이었다면, 지금은 밤낮으로 문을 연다 하여 '책과 밤낮'이다. 오후 2시 문을 열어 자정이 돼서야 문을 닫는 심야 책방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곽 대표는 "책을 좀처럼 읽지 않는 시대에 독서를 장려하겠다는 거창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밤에 동네에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런 그들만의 확고한 철학 때문인지 취재차 영상 촬영이 필요하다고 하자 '손님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긴하게 요청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손님으로서 찾아보겠다는 마음을 먹고 한 달 전 구매해둔 소설책 한 권을 챙겨 방문했다.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유일하게 남아있던 창가 자리에 앉았다. 전체 분위기는 아늑한 책방이라는 느낌을 줬다. 카페에서 흔히 마주치는 노트북 이용자들의 타닥거리는 소리나 일행과 함께 열중하는 수다 삼매경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모두가 독서에 빠져있어서다. 책을 파는 카페가 아니라, 음료를 파는 책방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


[인스타 산책]배우가 차린 책방 '책과 밤, 낮'


계산대에서 주문한 커피는 '책과 밤낮'이라 적힌 컵 받침과 함께 자리로 배달됐다. '뒷면을 보세요'라는 문구에 컵 받침을 뒤로 돌려보니 책의 한 구절과 함께 책의 제목이 쓰여 있다. 판매하는 책 중 하나다. 해당 도서를 구매하면 10% 할인된다는 문구도 덧붙여 있다. 곽 대표는 "친구(박 대표)가 생각해낸 것"이라며 "친구가 평소 책을 읽을 때 마음에 와닿는 글귀에 줄을 치며 읽는데, 그 글귀들을 컵 받침에 써넣었다"고 소개했다.


입구 왼편에 있는 책장에는 시집, 소설책 등 판매 중인 도서들이 나열돼 있다. 판매하는 책은 상하지 않도록 포장지로 싸여있고, 미리 읽어볼 수 있는 책은 따로 갖춰놔 부담 없이 책을 볼 수 있다. 판매하는 책들이 많지는 않지만 박 대표가 소개하고 싶은 책들로 책장을 꾸몄다. 한쪽에는 '책 메뉴판'도 보인다. 고르고 골라 전시해 놓은 책 중에서도 추천하고 싶은 책을 소개하는 코너다. 책장 중앙에는 배우 박정민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가 출연한 작품 '동주', '시동' 등과 관련된 서적들이 배치돼 있고, 그의 사진과 팬들이 흔적을 남길 수 있는 방명록도 놓여 있다.

[인스타 산책]배우가 차린 책방 '책과 밤, 낮'


책장 오른쪽으로는 특이하게도 헌책들이 꽂혀 있다. 자세히 보니 칸마다 이름과 날짜가 메모돼 있다. 많게는 3권, 4권까지 꽂혀있는 이 책장의 정체는 바로 '키핑 도서'. 책과 밤낮에서 구매한 서적들은 이곳에 맡겨두고 언제든 와서 다시 볼 수 있다. '읽으셔도 됩니다'라는 책 주인의 메모지가 붙어있는 도서는 방문객 누구든 자유롭게 꺼내 볼 수 있다. 곽 대표는 "원래 이곳이 LP바로 운영되던 곳이었는데 LP 보관함을 책장으로 사용하면서 이를 활용할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것"이라며 "책을 키핑하는 방식이 재미있을 것 같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AD

이렇게 카페에는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 대한 배려가 숨어있다. 그럼에도 곽 대표는 "특별할 게 없다"고 말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오래도록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말고는 내세울 게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커피 한 잔을 주문한 후 몇 시간 동안 편히 앉아 책을 볼 수 있어서, 심지어 책을 맡겨놓고 언제든 누구라도 꺼내볼 수 있도록 주인과 손님의 공동 배려가 녹아있어서, '책과 밤낮'만의 특별함이 느껴지는 것 같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2.2508:00
    음악 넘어 문학·음식으로 영토 넓혔다…150만 빅데이터가 증명한 한류의 진화
    음악 넘어 문학·음식으로 영토 넓혔다…150만 빅데이터가 증명한 한류의 진화

    K팝에 의존했던 한류 소비 지형이 문학과 영화, 음식으로 다변화했다. 지식재산권(IP)이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실질적인 관광 수요와 수출 수익까지 견인하는 핵심 산업 동력으로 진화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정보원은 25일 이 같은 현상을 입증하는 '2025 외신·소셜데이터로 보는 글로벌 한류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른 나라 매체와 누리소통망(SNS) 자료 150만 건을 샅샅이 분석해 한류의 확산 구조

  • 26.02.2508:00
    화면 뚫고 나온 IP…넷플릭스 1위 애니가 실물 경제를 집어삼켰다
    화면 뚫고 나온 IP…넷플릭스 1위 애니가 실물 경제를 집어삼켰다

    영상 콘텐츠의 흥행이 온라인 화면을 뚫고 나와 실물 경제를 견인한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입증한 지식재산권(IP)의 힘이다. 단순한 영상 소비를 넘어 관광, 식음료, 정보통신기술(IT) 등 산업 전반을 집어삼키며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판도를 바꾼다. 이 작품은 시청 수 3억2510만 회를 기록하며 역대 넷플릭스 영화 시청 1위라는 대기록을 썼다. 15주 연속 시청 순위 10위권에 진입하며 영

  • 26.02.2508:00
    '레몬' 대신 '감귤'…치밀한 현지화가 K드라마 장르 한계 깼다
    '레몬' 대신 '감귤'…치밀한 현지화가 K드라마 장르 한계 깼다

    피 튀기는 장르물에 집중했던 한국 드라마의 성공 공식이 진화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다각적 현지화 전략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이 로맨스물은 자극적인 소재 없이 세계적인 흥행을 달성했다. 비한류권인 멕시코에서조차 9주 연속 넷플릭스 시청 수 10위권에 진입하며 지식재산권(IP)의 장르적 스펙트럼과 소비 영토를 동시에 넓혔다. 압도적 성과의 이면에는 각국의 문화적 맥락을 파고든

  • 26.02.2508:00
    장벽 깬 거대 IP의 명암…'오징어 게임' 평점 6.7점 추락이 남긴 경고
    장벽 깬 거대 IP의 명암…'오징어 게임' 평점 6.7점 추락이 남긴 경고

    한국 영상 콘텐츠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류로 안착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리즈가 지식재산권(IP)의 폭발력을 명확히 증명했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역대 비영어권 TV 부문에서 시즌 1, 2, 3이 나란히 시청 수 1, 2, 3위를 싹쓸이하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썼다. 흥행은 화면을 넘어 실물 경제와 문화 산업 전반으로 파급력을 넓혔다. 글로벌 식음료 및 패션 브랜드와의 연이은 협업이 이를 증명한다. KF

  • 26.02.2508:00
    5·18 비극이 홀로코스트 위로했다…세계 상처 어루만진 K문학
    5·18 비극이 홀로코스트 위로했다…세계 상처 어루만진 K문학

    한국 문학이 변방의 언어라는 태생적 굴레를 벗고 세계 문학의 중심부로 진입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결정적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일회성 호기심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의 지적 독서로 번졌다. 한국문화정보원의 빅데이터 분석은 이를 객관적 수치로 입증한다.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 한국 문학 관련 외신 보도 비중은 전 분기 1.2%에서 32.4%로 30%포인트 이상 뛰었다. 유력 매체들은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 26.02.2615:31
    성치훈 "송영길, 계양을 김남준에 양보해야"
    성치훈 "송영길, 계양을 김남준에 양보해야"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2월 2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과 함께 오늘 생생토

  • 26.02.2514:37
    박원석 "김어준 선 넘어, 이언주 자중해야",이태규 "공취모, 비민주·반민주적"
    박원석 "김어준 선 넘어, 이언주 자중해야",이태규 "공취모, 비민주·반민주적"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박원석 전 의원, 이태규 전 의원(2월 23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이태규 전 국민의힘 의원 그리고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두 분 모시고 핫이슈 생생토크 하겠습니

  • 26.02.2310:59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 출연 :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2월 20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북한의 9차 당대회가 19일 개막했습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세습과 관련해서 9차 당대회에서

  • 26.02.2015:42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하헌기 더불어민주당 전 부대변인과 김윤형 전 국민의힘 부대변인 모시고 핫이슈 관련해서 얘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소종섭 :민주당 얘기 좀 해볼까요? 송영길

  • 26.02.1915:25
    '젊은 서양인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젊은 서양인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거리를 다니다 보면 외국인들이 많이 눈에 띈다. 어느 순간 그렇게 됐다. 서울이 뉴욕의 축소판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 많은 외국인은 어디서 왔을까?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월보에 따르면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