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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적법 거래 통한 기술 유출'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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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적법 거래 통한 기술 유출'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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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삼성전자의 엔지니어가 반도체 기술 자료 수십 건을 해외 유출했다가 적발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 기업의 기술과 인력이 해외로 넘어가는 일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6년간 산업기술 국외 유출 건수는 총 117건으로 이 중 국가핵심기술 유출은 36건(30.7%)으로 집계됐다. 연구개발비 등을 통해 추산한 피해 규모는 26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검찰, 특허청(기술경찰), 국가정보원 등 관련 기관이 협력을 강화해 기술 유출 사범 적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 대검찰청이 산업기술 유출 범죄의 구형이나 구속 기준 등을 강화한 조치는 시의적절하다.


지금 우리는 ‘기술 패권 경쟁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지키는 일은 기업의 경제적 이익을 넘어서 국가의 생존과도 직결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부정한 방법’에 의한 기술 탈취 행위를 넘어서 기술 매각·이전, 기술 보유 기업의 인수·합병 등 이른바 ‘적법한 거래 방식’에 의한 기술 유출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방위사업법이나 대외무역법을 통해 방산물자나 전략물자 등의 수출을 통제해 왔지만, 2000년대 들어 산업기술 전반에 걸친 불법 해외 유출이 심각해지자 2006년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현재 반도체, 자동차·철도, 조선 등 12개 분야의 73개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 고시돼 있다.


산업기술보호법은 여러 번의 개정을 거쳐 정부의 승인 또는 신고 대상이 되는 기술의 범위를 계속 확대해 왔다. 현재는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 등이 그 기술을 매각·이전 등에 의해 수출하거나, 대상 기업 등을 해외 인수·합병하려는 경우 산업통상부 장관의 승인 또는 신고가 의무사항이다. 국가로부터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기술을 개발한 경우에는 승인받아야 하고 그 외의 경우에는 신고 대상이다.


더 나아가 작년 8월부터는 ‘국가첨단전략기술’ 분야의 보호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제정돼 시행되고 있다.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3개 산업 15개 전략기술 분야를 선정했고 현재 지정, 고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위 법률에 따라 국가첨단전략기술 보유자가 ①그 기술을 외국 기업 등에 매각·이전 등의 방법으로 수출하고자 하는 경우 ② 해외 인수·합병, 합작투자 등을 하려는 경우에 전부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받지 않은 경우 산자부 장관은 거래 중지나 금지, 원상회복 등을 명할 수 있다.


이러한 수출승인 제도는 법률 체계가 복잡하고 워낙 전문적인 영역이라 기업 입장에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많았고, 산자부는 이러한 실무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고 산업기술보호법상 국가핵심기술의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2021년 ‘산업기술보호지침’을 마련해 법률이 적용되는 세부적인 요건과 절차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산업기술보호지침이 마련된 후 국가핵심기술에 대한 수출 승인 절차와 관련한 구체적인 실무 사례도 축적되고 있는데, 최근 국내 L사가 미국회사와 합작사를 세우고 양극재 공장 건설을 신청했으나 ‘국내 산업경쟁력과 국가안보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등의 이유로 불승인된 사례까지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해석상 명확하지 않은 부분들도 남아 있는데,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①외국인 등으로부터 출자받은 자본으로 이루어진 사모펀드(PEF), ②외국인 등이 지배하는 내국 법인 등과 인수·합병하려고 하는 경우에도 산업기술보호법의 수출 승인 관련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 등이 그것이다. 이런 경우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을 마련 중이라는 보도 역시 최근에 있었다.


자동차나 이차전지 관련 국내 업체들의 미국 현지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이는 통상 합작법인(JV), 해외 자회사, 제3국 기업을 설립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서 이뤄진다. 그런 거래 과정에서 기술 유출 방지 관련 법령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의도치 않게 위법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 그렇게 되면 사업의 중지, 원상회복 등의 조치로 인해 사업의 추진 자체에 중대한 지장이 있을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 등 무거운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연구기관 등은 관련 법령의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해외 기업과의 거래행위 시 관련 법률의 준수 여부 및 관련 절차를 먼저 검토하는 등 각고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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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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