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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재난지원은 일자리를 지키는 사업장이 더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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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광장]재난지원은 일자리를 지키는 사업장이 더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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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초토화된 시장의 회복이 늦어지면서 노사 모두 원치 않는 순환휴직이 이젠 ‘노멀’이 되어가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그나마 화물영업으로 버티지만 직원의 고난은 계속되고 업계의 상황은 악화일로다. 상장사인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저비용항공사(LCC) 4사의 상반기 영업손실은 작년보다 10.6%가 늘어 4419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을까. 지난해 정부가 LCC에 융통해 준 돈은 5400억원이었다. 같은 시기 항공과 해운업 지원을 위해 급히 마련했던 40조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도 10%도 집행하지 못하고 끝났다. 올해엔 그 규모를 10조원으로 줄여 고작 697억원을 협력업체에만 공급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까다로운 지원요건과 높은 이자율 때문이다. 엉뚱하게도 여기엔 위험프리미엄을 더한 금융의 논리가 작용한다.


업계는 허덕이는데 시중엔 돈이 풀리고 있다. 공짜로 주는 재난지원금이 단적인 예다. 상위소득자 12%를 빼곤 개인에게 25만원씩 지급하기로 한 이번 긴급 정책의 효과는 얼마나 될까. 11조원 넘는 돈이 일시에 풀리니 일단 개인의 구매력이 늘어나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문제는 가성비다. 기업과 가계. 어느 쪽이 우선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미국처럼 회사가 어려울 땐 고용을 줄이고 경영이 회복되면 복귀하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작동하는 환경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소득이 줄어든 가계에다 주는 지원금이 효과적이다. 강제해고 없이 코로나의 충격을 고스란히 회사가 흡수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다. 어려운 사업장부터 살려야 한다. 경제적 위기에서 일자리를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정책은 없다. 벼랑 끝에서 선 항공업계는 소상공인, 영세사업장처럼 자구 노력도 바닥났다. 재난이 길어질수록 휴직에 이은 구조조정은 현실이 될 수 있다.


정책의 성패는 계획한 목표의 달성 여부로 갈린다. 국민을 위로하려는 목적보단 최소의 예산투입으로 위기에 빠진 일자리를 지킬 때의 효과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효과성(effectiveness)이란 목표를 달성하는 정도다. 산출물과 신속성에 초점을 둔 능률보다 선택과 집중에 우선하는 경영과 행정의 이념이다. 엄격한 코로나 방역으로 한계상황으로 몰린 자영업자들의 절규가 커지는 배경에도 추경예산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있다.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향한 선심 베풀기로 오해받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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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의 위기가 계속되자 고용노동부는 급한 대로 특별고용지원 업종에 대한 지원을 다시 30일 연장했다. 평균임금의 70%에 달하는 휴업수당의 90%만큼을 지원하는 이것마저 내달에 끝나면 남은 카드는 무급휴직이다. 어렵게 유지해 온 일자리마저 위협받는 상황이 된다. 연휴 때마다 탑승객으로 붐비는 공항을 시장의 회복으로 착각해선 안 된다. 7300원, 4000원, 2900원... 올 여름 성수기에 김포발 제주행 여행객에 팔았던 좌석의 최젓값이다. 막혀 있는 국제선의 공급력을 국내선으로 돌린 결과, 극심한 공급과잉으로 매년 90% 넘던 성수기의 탑승률이 이번 여름엔 80%대로 내려앉았다. 울며 겨자 먹기로 비행기와 인력의 유지를 위해 몸부림치는 항공업계의 노력이 눈물겹다. 금융당국은 쌓아놓고 팔리지 않는 돈, 기안기금의 취지부터 실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재난지원정책은 효과성이 더 높은 쪽에 집중해야 성공한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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