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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탄소배출권시장 서둘러 정비해야

수정 2021.07.23 12:35입력 2021.07.23 12:35
[시시비비]탄소배출권시장 서둘러 정비해야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에서도 경제·산업구조에 가장 영향력이 큰 요소는 ‘환경’이다. 세계 각국이 친환경 에너지 산업 육성,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이 지역거래를 통합한 전국 단위의 표준화된 탄소배출권 거래(상하이 환경에너지거래소)를 개시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 개장하자마자 탄소배출권의 가격이 t당 53위안(9340원)으로 개장가보다 6.7% 상승했고, 거래량 45만t·거래금액 2200만위안(38억원)으로 성공적이란 평가다.


거래구조의 주요 내용을 보면 단일거래 최대 신고물량은 이산화탄소 10t 미만, 상하한가 가격제한폭은 10%, 장외 대량거래(블록딜)의 경우엔 최대 상하한가 30% 내 호가가 가능하다. 거래시간은 A주(중국 본토증시)와 마찬가지다. 현재 세계 최대인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권거래시스템을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시장에선 중국 정부가 현재는 2225개의 전력기업만을 대상으로 거래하지만, 2025년까지 철강, 석유화학, 화학, 건자재, 비철금속, 제지, 항공 등 7개 업종을 추가할 계획이어서 세계 1위 등극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올해 기준 탄소배출권 거래량은 작년 대비 3배인 2.5억t, 거래금액은 132억위안(2조3000억원)으로 EU에 이어 세계 2위로 예상된다.

왜 이렇게 중국이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에 관심을 쏟는 걸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친환경과 탄소 중립’ 국제 경쟁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라고 본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트럼프 정부 때의 파리협정 탈퇴 등으로 4년간 실기했으며, 지금이 밀어붙일 적기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발전과 설비·소재에서 세계 1위다. 글로벌 태양광 10대 패널업체 중 8개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 세계시장에 공급된 풍력발전 설비도 56%가 중국산이다. 따라서 이들 업체의 생산이 증가할수록 중국업체들의 탄소배출권 확보도 늘어나고 이는 통합거래소 거래확대로 이어진다. 세계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나아가 세계 친환경 산업에 대한 영향력도 키울 수 있을 거란 기대가 깔려 있다.


둘째, 친환경기업의 친환경 생산(풍력, 태양광, 전기차 등)을 촉진하고, 동시에 반환경기업의 연착륙을 돕기 위한 최적의 방안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EU와 미국이 탄소국경세 도입을 본격화하면 각국은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과징금 등 규제를 빠르게 강화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철강, 화학 등 이산화탄소 배출을 전제로 하는 산업의 경우 매출에 타격을 받고, 이는 경제 전체의 성장에도 치명적이다. 따라서 이들 기업의 매출 감소보다는 친환경기업의 탄소배출권을 구매함으로써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셈이다.

셋째, 중국이 밀어붙이고 있는 전기자동차산업(EV) 육성으로 세계 자동차 패권을 장악하려는 욕심도 빼놓을 수 없다. 전기자동차산업 육성을 위해선 전력업계의 탈(脫)탄소화가 핵심이다. 특히 전기자동차의 전력을 석탄 화력으로 확보해서는 탄소중립 목표는 물 건너가고 만다.


물론 우리나라는 중국만큼 시장이 크지도 않고 상황도 다르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철강, 화학 등 반환경적 산업 비중이 높아서 이들 산업의 연착륙이 중요하다. 또 중국보다 10년 앞당겨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데다 유럽의 탄소국경세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최근 가격 급등락 등 구조적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 우리나라 탄소배출권시장을 서둘러 정비해야 할 시점이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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