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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KCGI의 명분과 조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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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토종 행동주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KCGI(케이씨지아이). 주주 권한으로 국내 기업의 후진적인 지배구조를 개선해 주주 중시 경영을 국내에 정착시키겠다는 포부를 안고 시작했다. 설립 1개월만에 1600억원의 펀드를 조성했고, 단기간에 몸집을 키워 한진그룹(한진칼, 한진) 경영참여를 선언하며 재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현재 단일 주주로는 한진칼의 최대 지분 보유자가 될 정도로 존재감이 커졌다.


KCGI는 '여타의 사모펀드 운용사들과 다르다'는 인식을 세간에 심어줬다. 보통 사모펀드라고 하면 기업을 싸게 인수한 뒤 냉혹한 구조조정 등을 거쳐 회사가치를 끌어올리는 등 자신들의 잇속만 채우는 부정적인 존재로 생각돼 왔다. 이런 와중에 오너 일가의 갑질·황제경영을 차단하고 지배구조 개선으로 주주권익을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한 KCGI는 '주주민주주의'의 선봉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한진칼 지분 인수 이후 KCGI가 내놓은 주주 제안서에는 그들의 명분이 잘 드러난다. 제목은 '국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는 한진'이다. 주주제안 배경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글로벌 항공·물류 전문그룹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진 한진그룹이 대주주 일가의 각종 갑질 행태와 횡령·배임 등으로 대표되는 후진적인 기업지배구조 , 합리성을 상실한 계열회사 지원에 따른 과도한 부채비율 , 불필요한 유휴자산의 보유와 방만한 경영 등으로 (주가가) 매우 저평가돼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진칼 경영에 참여한다"고 했다.


전날 KCGI와 조현아, 반도그룹이 두 차례에 걸쳐 서울 모처에서 회동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회동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구체적 내용이 나오지 않았지만,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3자 연대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이 많아졌다. 실제 연대로 이어진다면 조현아 측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자리를 위협할 만큼 상당한 지분율을 확보하게 된다. 'All or Nothing'의 경영권 분쟁 상황에 놓여 있는 조 전 부사장도, 지분율을 유지하기 위해 저축은행 등에 고리의 차입금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KCGI 입장에서도 3자 연대는 실리적으로 나쁜 선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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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후진적 지배구조의 편익으로 지분과 재산을 물려받았고, '땅콩회항'으로 대표되는 갑질의 대명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KCGI가 조 전 부사장과 연대한다면 그들이 애초에 내세웠던 명분의 진정성에 수많은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이러한 물음에 KCGI는 과연 어떤 대답을 내놓을까. 자못 궁금해진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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