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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상류사회 박배우와 하류인생 조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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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상류사회 박배우와 하류인생 조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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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뉴스 메이커는 없었다. 파란만장한 한국 현대사를 통틀어서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1인 정무 활극이 지금 펼쳐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좌, 우나 여야 대립에 따른 정치적 이념과 사상 프레임 전쟁으로 조국 장관 블랙홀에 몰두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여기 전혀 다른 시각도 있다. 상수도 문화와 하수도 문화의 충돌, 즉 좌우가 아닌 상하, 위아래 대결 구도가 까발려지고 있다는 폭로다.


영화 '상류사회'와 '하류인생' 제목과 줄거리를 빌려 조국 블랙홀을 관찰해보자. 작년에 개봉한 '상류사회'는 배우 박해일과 수애가 상류사회를 동경하나 다다르지 못한 갈증을 보여주는 교수와 미술관 부관장 부부로 나온다. 학생들에게 인기와 존경을 동시에 받는 경제학 교수 '장태준(박해일)'은 촉망받는 정치 신인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게 된다. 그의 아내이자 미래미술관 부관장 '수연(수애)'은 재개관전을 통해 관장 자리를 꿰차려 애쓴다. 하지만 미술품 유통과 출마를 둘러싼 어두운 거래가 밝혀지자 부부는 기어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까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려 몸부림친다.


"왜, 재벌들만 겁 없이 사는 줄 알았어?"라고 힐난하며 밀어붙이는 수애 캐릭터는 극중에서 돈세탁, 사치와 섹스 로비까지 감행한다. 갖가지 파격으로 상류사회 진입 욕망을 그린 이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는 박해일과 수애를 기용하고도 쪽박을 기록, 결국 상류가 되질 못했다.


그래서인지 정치권의 해괴한 발언들이 꽤나 묵직하게 다가온다. "어느 정도 지위를 가진 분에게 열려있는 기회라는 뜻"이라고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시 조국 후보자를 감싸면서 내뱉었다. 8월 말 여당 법사위 의원들이 조 후보자 딸 인턴십이 부모들 개입 없이도 모든 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보편적 기회'라는 취지로 방어에 나섰다가 수습이 안 되자 갖다 쓴 표현이다. 이것이 국민들 귀에 "원래 우리 상류사회에서는 있어왔던 일 아닙니까?"로 들렸다면 오버하는 짓인가?


그 신기루 같은 '상류사회'와 한국 영화 '상류사회'가 신기하게도 오버랩되어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 장관 일가가 그토록 세차게 돌진해왔던 상류사회가 높은 지위, 큰 부자, 자녀 대성이라는 세속적 가치라는 자체는 큰 잘못도 없어 보인다. 마구 돌 던질 사람은 없지 않겠는가? 그것 말고 결정적 어긋남은 상류사회에 대한 잘못된 신화가 아니었나 싶다. 그들 엘리트가 앞장서 추구했고 대중 또한 받아들였던 큰 허상이 산산이 부서지고 있다는 얘기다.


왜나면 물질만능주의가 아닌 문화 개념으로 볼 때 상류사회는 반드시 상수도 문화를 발신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이 소사이어티는 곧 하이 컬처, 즉 기품 있는 문화 콘텐츠를 만들고 전파하고 남겨야만 적격이다. 칸트가 '역사철학'에서 "문화는 자연의 보호 상태(에덴동산)로부터 자유의 상태로 이행"이라고 설파한 대로 인간이 창조하고 축적하고 전승하는 좋은 문화는 자유라는 멋진 가치를 추구하고 실현하는 수단이자 결과가 된다.


반대로 망상이나 욕망,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자아 억압이 심해질수록 문화 불행은 고개를 쳐든다.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분석대로 상류사회로 가는 길목에 수많은 갈등을 유발하는 인물이라면 결코 쾌적한 상수도 문화를 발현하지 못하는 실패작이다.


교보생명과 교보문고를 일으킨 대산 신용호 회장이나 서울대 법대를 나왔으되 가야금 국악인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고 황병기와 같이 쾌적하고 향기로운 상수도 문화를 발신하는 진짜 상류사회를 욕보이는 반칙과 사욕으로는 감히 따라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결국 가짜 상류사회를 꿈꾸는 부류는 문화적으로 쾌적하지 못한 악영향을 끼치게 되고 급기야는 하류인생으로 떠밀릴지 모른다. 임권택 감독의 99번째 영화 '하류인생' 주인공인 배우 조승우 역할이 바로 그러하다. 그도 성공을 부단히 대망하지만 하수도 문화에 빠져 오물을 뒤집어쓰기 때문에 돈과 지위, 권력이 있어도 끝끝내 상류사회에 진입하지 못한다. 존경받고 사랑 나누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상수도 문화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아예 모르기 때문이다.


영화 '하류인생'은 제목과 달리 임 감독과 조 배우의 힘으로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한국영화 1001'이라는 명예로운 상류사회에 포함되기도 했다. 아마도 태웅(조승우)이 고단했던 현대사 늪을 헤쳐 나와 전업을 함으로써 마침내 그의 인생이 맑아지는 조짐을 느끼게 된다는 따뜻한 마무리가 명작 탄생에 이바지했으리라 짐작해 본다.


인생 치수를 성형해서라도 상류사회에 들어가겠노라 별렀던 그 자체가 하수도 문화임을 직시하길 바란다. 정말 부족하고 어렵지만 고귀한 기품과 위엄을 지키며 선한 영향력을 선사하는 상수도 문화만이 진짜 상류사회로 평가받을 수 있음을 뼈저리게 확인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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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한국문화경제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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