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남희 '은산별신제' 명예보유자 별세

고 이언년 초대 보유자로부터 전통 이어받아
축제로 전승된 별신제…억울한 장졸 원혼 풀어

황남희 국가무형문화재 '은산별신제' 명예보유자가 6일 새벽 병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1937년 충남 부여군 은산리 출신인 고인은 열일곱 살에 신을 받아 강신무(降神巫)가 됐다. 1986년부터 별신굿에 참여해 사제무로 활동하다 고 이언년 은산별신제 초대 보유자로부터 전통을 이어받았다.

은산별신제는 은산리에서 마을 수호신에게 지내는 별신제다. 복신장군, 토진대사 등 백제부흥군의 원혼을 위로하던 마을 제의가 지금의 축제 형태로 전승됐다고 전해진다.

연행(演行)은 병사·군마와 기치(군대에서 쓰던 깃발)를 세우고 북을 울리며 거리를 누비는 행진과 진치기로 구성된다. 병사를 지휘하던 장수의 위용을 재연해 억울하게 죽은 장졸들의 원혼을 풀어준다. 신을 불러 마을의 안녕과 번영도 기원한다.

고인은 1998년 보유자로 인정됐다. 공개행사 등을 통해 은산별신제 보전·전승에 앞장서다 2011년 고령과 건강상 이유로 명예보유자가 됐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