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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산책] 오벌 - 사각사각의 추억 찾아드립니다 #작은 연필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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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는 도구 외에 소장의 가치
빈티지서 모던한 디자인 등 다양
100년 넘은 앤틱제품까지 구비
3040세대 단골 손님들이 찾는 어른들을 위한 문구점 매력
누군가에 추억 남을 선물 추천

[인스타산책] 오벌 - 사각사각의 추억 찾아드립니다 #작은 연필 박물관 다양한 브랜드의 연필이 제각기의 개성을 뽐내고 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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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사각사각…. 연필이 종이를 누비며 내는 소리는 듣기 어려워졌다. 디지털로 환경이 급격하게 전환되면서 연필이 책상에서 하나둘 자취를 감춰가기 때문이다. 어느 공간에서나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만이 요란한 요즘, 연필은 옛 추억을 곱씹게 하는 물건이자 유년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매개체다. 이런 시대에 연필의 매력에 취한 이들이 자주 찾는 공간이 주목받는다. 세련된 멋은 없지만 투박함 속에 깊은 정이 담긴 맛이랄까. 100년 넘은 연필부터 앤틱함을 자랑하는 연필깎이, 만년필 등을 갖추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끄는 서울 마포구의 '오벌'을 찾아가보자.


이곳은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7번 출구에서 나와 3분 남짓 걸으면 닿을 수 있다. 주택가와 상가가 뒤섞인 좁은 골목 안 건물 3층에 자리잡은 오벌의 첫 인상은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인다는 점이다. 문을 열고 가게에 들어서면 고요한 분위기와 함께 유리 천장을 통해 쏟아지는 햇살이 손님을 맞이한다. 그 햇살을 머금은 물건들은 제각각의 개성을 뽐내며 저마다의 존재감을 발휘한다. 빈티지한 디자인의 연필부터 모던함을 자랑하는 만년필과 다양한 크기의 노트류가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다. 특히 길고 짧은 여러 자루의 연필과 시중에선 보기 힘든 연필 케이스, 몇십 년의 세월을 간직한 연필깎이 등을 보유한 이곳은 '작은 연필 박물관'이라는 설명이 잘 어울린다. 어른들을 위한 문구점이란 별칭이 붙은 이유이자, 특별한 필기구를 소장하려는 이른바 '문구 덕후(마니아)'의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다.


[인스타산책] 오벌 - 사각사각의 추억 찾아드립니다 #작은 연필 박물관 다양한 종류의 만년필이 나열돼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처음 문을 연 때는 2008년. 벌써 훌쩍 10년이 흘렀으나 '빈티지 문구점'이라는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끝내 이름을 밝히길 꺼려한 김 대표는 이곳을 "일상적인 물건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가게를 오픈할 때만 해도 문구를 다양하게 소개하는 곳이 없었던 것 같다"며 "문구류를 멀티숍처럼 보여드린 곳은 저희가 시초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는 50년이 지난 연필은 물론 100년이라는 긴 세월이 묻은 연필까지 구비해 놓았다. 연필이 가장 많이 쓰였던 시기가 1920년대와 1940년대 사이였던 만큼, 그 시절 많은 이들의 수요에 의해 다양한 연필이 생산됐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곳에서 어떤 제품 하나가 오래됐다고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지금 전자기기가 계속 발전하듯 당시에는 필요에 따라 다양한 연필들이 생산됐다"며 "또 지금은 문구들이 과거에 비해 많이 유통됐기에, 어느 하나가 특별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빈티지한 연필의 매력 때문일까. 한 번 방문한 고객은 단골손님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김 대표는 "우리 가게는 새로 오시는 분들보다는 꾸준히 방문하는 손님이 더 많은 편"이라며 "아무래도 가격대가 있는 편이다 보니 3040세대가 주류"라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상품은, 말할 것도 없이 연필이다. 특히 처음 연필을 사용하거나 누군가의 추억에 남을만한 선물을 주고 싶은 이들에게는 주인장이 직접 제품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인스타산책] 오벌 - 사각사각의 추억 찾아드립니다 #작은 연필 박물관 매대를 빼곡히 채운 문구류.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세계 각지에서 찾아내 전시한 매력적인 문구류를 구경하는 맛도 색다르다. 미국의 연필회사 '딕슨(Dixon)'부터 독일의 필기류 회사 '파버카스텔(Faber-Castell)' 등 제각기의 개성이 담긴 브랜드를 이곳에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김 대표는 "화려하진 않아도 그 브랜드만의 취지가 담겨있는 제품들을 좋아한다"면서 "특히 포스탈코(POSTALCO)와 파피에라보(Papier Labo)처럼 오픈할 때부터 소개한 브랜드들을 찾는 분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그는 문구가 '도구'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소장'의 가치 또한 있다고 강조했다. "문구를 '꼭 사용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마음 한쪽에 가지고 있다"는 김 대표는 "많은 이들이 최근 문구에 관심을 두는 것도 꼭 사용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소장의 개념도 들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역시 종종 간직하기 위한 목적으로 문구를 구매하기도 한단다.


오벌은 문구점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디자인 스튜디오의 역할을 병행한다. 브랜딩과 아트디렉팅, 그래픽디자인 등 시각 요소 전반을 아우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어렸을 때는 화려한 것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는 고전적인 디자인을 선호한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세밀한 부분에 신경을 쓴 디자인이 좋다"고 내심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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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이곳이 누군가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는 공간이 되길 소망한다. 그는 "자리를 계속 지키는 가게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이런 목표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가게를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하고 있지만, 혁신적으로 무언가를 바꾸고 싶지 않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모습 안에서 내실을 다지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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