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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당신의 선택이 타인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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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카이로스'

[톺아보기]당신의 선택이 타인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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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병을 앓는 엄마와 함께 어렵게 살아가는 여자가 있다. 26살의 한애리(이세영)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상황에서 겨우겨우 엄마의 수술비를 마련한다. 기다리던 심장이식 수술을 눈앞에 두고 기뻐하던 것도 잠시. 애리는 엄마의 현재 몸 상태로는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의사의 말을 듣는다.


설상가상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던 엄마는 아무 말 없이 자취를 감춘다. 그리고 절망에 빠진 애리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낯선 목소리의 남자는 절박한 목소리로 사정한다. "제발 제 아내와 딸을 구해주세요. 오직 당신만 구할 수 있어요." 당신이 그녀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MBC 월화드라마 '카이로스'는 타임 크로싱 스릴러다. 한 달간 시차를 두고 과거와 미래에 사는 두 주인공이 하루 단 1분의 통화로 공조한다는 내용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되찾기 위해서다.


방영 전만 해도 유사한 설정의 타임슬립 드라마인 tvN '시그널'과 비교당하며 저평가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시그널' 못지않은 수작으로 호평받고 있다. 두 작품 모두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를 장르적 재미로 쓰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과거와 미래의 교차로 서로 연결된 존재로서 인간을 이야기하는 깊이 있는 주제의식이 돋보인다.


'시그널'은 "우리의 시간은 이어져 있다"는 슬로건 아래 공동체의 기억에서 잊힌 과거의 비극적 사건을 현재로 다시 불러와 사회적 공감까지 촉구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카이로스'는 개인의 선택이 타인의 운명에 좀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다. 연대의식을 한층 강조한다.


다시 이야기의 처음으로 시간을 돌려보자. 애리가 미래에서 걸려온 간절한 목소리를 외면했다면 '카이로스'는 시작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카이로스'의 시간은 애리가 도움을 호소하는 타인의 간절함에 응답한 순간부터 새로운 미래로 힘차게 흘러간다.


애리에게 제발 구해달라고 부탁한 남자 서진(신성록)은 애리의 시간보다 한 달 뒤 시간대에 살아가는 인물이다. 갑작스럽게 어린 딸과 아내까지 잃은 그는 기적처럼 애리의 존재를 인지한다. 애리가 가족을 구할 열쇠라는 것도 깨닫는다. 애리 역시 서진이 자기 엄마를 구할 유일한 희망의 끈이라는 깨달음에 그와 공조하기 시작한다.


'카이로스'는 이처럼 기로에 놓인 인물들의 선택이 어떻게 타인의 운명을 바꾸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미래까지 변화시키는지 주목한다. 이런 면에서 두 주인공 외에 또 눈여겨 볼만한 인물이 애리의 친구 건욱(강승윤)이다. 두 번의 결정적인 기회에서 그가 맞이한 각기 다른 결말이 결국 '카이로스'가 말하고자 하는 '선의의 선택'에 힘을 실어주기 때문이다.


애리는 과거에 건욱의 할머니를 구해준 바 있다. 건욱은 이런 애리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막상 사채업자들로부터 생명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건욱은 애리를 배신하고 만다. 그의 선택은 결국 애리와 건욱을 모두 파국으로 이끈다. 다행히 신이 건욱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선사한다. 전과 달리 애리 돕기를 택한 건욱은 애리와 함께 새로운 운명의 길로 나아가게 된다.


물론 선의의 선택 반대 편에 이기적이고 악의적인 선택도 있다. '카이로스' 제2막에서는 이제 모든 이야기의 근원에 놓인 악의 선택이 그 본격적인 실체를 드러낼 예정이다. 서진과 애리 등 주요 인물들에게는 대기업 유중건설이 저지른 비리의 상처가 남아 있다. 공동체의 운명을 뒤바꾼 거대한 악의 선택. '카이로스'는 이에 맞서 선의의 개인들이 연대로 비극적인 결과를 되돌리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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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대중문화평론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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