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1분기 깜짝실적 영업익 1조원대 복귀…2분기가 고비(종합)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LG전자가 1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서도 생활가전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7일 LG전자는 연결기준 매출액 14조7287억원, 영업이익 1조904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2%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21.1% 증가했다.

이는 증권사들이 최근 1개월간 제시한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인 8700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다. LG전자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2018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생활가전 사업 부문(H&A)과 TV사업 부문(HE)이 1분기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스타일러와 공기청정기, 에어컨, 식기세척기 등 살균기능이 있는 생활가전 제품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는 평가다. 특히 스타일러의 경우 지난 2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급증했다. 공기청정기와 식기세척기 역시 판매량이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TV 사업 부문은 중국 TV세트업체들의 생산 차질로 인해 패널 가격이 상승했지만 반사수혜를 입은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 호조, 신모델 효과 등으로 인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마케팅 비용이 감소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부문(MC) 실적과 관련해서 중국 제조업자개발생산(ODM)에 따라 물량 공급부분에 차질이 불가피해 적자가 났을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자동차부품 사업부문(VS)의 경우 내연기관향 부품의 매출은 꾸준했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황 악화에 따라 실적 부진이 이어져 1분기에도 영업적자가 지속됐을 것으로 보인다.

연결 대상인 LG이노텍의 실적이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 공급 증가와 원화 약세로 양호한 효과도 반영됐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만 유럽과 미국 등 코로나19 확산이 잡히지 않아 2분기부터 문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2월 코로나19로 몸살을 앓았던 중국의 매출 비중이 5%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진행중인 유럽과 미국은 부문별로 매출의 30~5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유럽·미국 등 해외에 있는 일부 생산시설이 가동을 중단하고, 가전 유통망이 제한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2분기 실적 부진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