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인적·물적 분할
삼형제 승계 사업 윤곽
김동관, 태양광·방산 등 총괄
김동원 '금융', 김동선 '호텔'
3세 책임 경영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는 한화의 승계 작업은 질서 있게 진행되고 있다. 한화 그룹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 태양광·방산·화학 부문, 금융부문, 호텔·리조트 부문 등 크게 세 부문으로 나뉘어 한화 삼형제에게 각각 승계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관, 태양광·방산 미래 먹거리 ‘진두지휘’=28일 한화 그룹에 따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섰다. 지난 23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분할하고 첨단소재 부문 내 자동차 경량 소재와 EVA(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 시트 사업을 물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 또 향후 물적분할된 회사(가칭 한화첨단소재)의 지분 일부 매각을 통해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 승진한 김 부회장은 한화 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방산·태양광·우주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김동관 원톱’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현재까지 김 부회장의 ‘경영 성적’은 합격점이라는 평가다. 특히, 한화솔루션 내 큐셀부문(태양광 사업 자회사)이 미국과 유럽시장을 발빠르게 선점했던 데에 김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 등 미국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고 유럽에서 활발하게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은 이들 지역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사업 역량을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한 방산 분야도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로 새로운 추진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인사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을 맡게 되는 김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한화 삼형제, 태양광·금융·호텔 각각 승계하나=특히 이번 한화솔루션의 인적·물적 분할으로 한화 삼형제가 승계할 사업 부문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분할로 한화갤러리아는 그룹 지주사인 ㈜한화의 손자 회사에서 자회사가 된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법인의 주식을 나눠 가지는 방식이다. 기존 ㈜한화가 한화솔루션 지분 36.35%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 설립되는 한화갤러리아에 대한 지분율도 36.35%가 된다. 한화솔루션은 기존 주식을 9(존속 한화솔루션) 대 1(신설 한화갤러리아) 비율로 나누고 자회사였던 한화갤러리아를 내년 3월 신규 상장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과 한화갤러리아 등이 모두 ㈜한화의 자회사가 되면 향후 그룹을 나눠 승계하는 방식에도 탄력이 붙는다. 김 부회장이 태양광·방산·화학 등 그룹 주력사업을 맡고 한화생명 등 금융부문은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호텔·리조트·백화 등 사업은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맡는 시나리오가 그려지는 것이다. 현재 ㈜한화의 주요 주주는 김승연 회장(22.65%), 김동관 부회장(4.44%), 김동원 부사장(1.67%), 김동선 상무(1.67%) 등이다.
향후에는 김 부회장이 ㈜한화 지분을 얼마나, 어떻게 확보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은 4.44% 수준이다. 재계에서는 ㈜한화 지분 9.70%를 가진 한화에너지를 통해 김 부회장이 지배력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회장의 한화에너지 지분은 50%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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