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배우 임하룡이 21년간 코미디 자존심을 지켜온 ‘개그콘서트’가 휴식기를 갖는 것에 대해 후배에게 조언을 전했다.
임하룡은 최근 서울 종로구 광화문 한 카페에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개막을 앞두고 진행된 본지와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1981년 임하룡은 KBS ‘즐거운 토요일’을 통해 코미디언으로 데뷔, 심형래, 최양락, 고(故) 김형곤과 KBS 코미디 4대천왕으로 활약했다. ‘개그콘서트’ 레전드 코너 봉숭아학당 선생님 역으로 이끌어왔으며, 2000년 말까지 출연했다. 하차 권고를 받은 그는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충무로로 눈을 돌린 것. 장진 감독 영화 ‘웰컴 두 동막골’(2005)에서 인민군 하사관 장영희 역으로 분해 생생한 연기로 영역을 확장했다. 드라마, 영화, 공연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뜨겁게 활약했다.
데뷔 때를 복기하며 임하룡은 “조급했다. 서른이었는데 굉장히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했으니까. 쉰이 되고 예순이 된 나이에도 새롭게 시작해도 될 일이 많더라. 물론 젊었을 때는 치열하게 살아야겠지만. 나도 젊었을 때는 먹고 살아야 했으니까. 쉽지 않았고, 선배들도 이해 못 했다. 그런데 이제는 선배들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다. 나이가 드니 머리도 안 돌아가고 순발력도 떨어지더라. 경험을 해봐야 알 수 있고 나이가 들어가며 느껴지는 게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하룡은 “당시에는 선배도 많지 않았다. 전유성 선배가 나를 방송에 소개해주고 개그맨이 되도록 도와줬다. 김학래 선배한테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런 면에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하룡은 자신의 입문 과정을 더듬으며 ‘개그콘서트’ 휴방 사태에 대해 언급했다. KBS2 ‘개그콘서트’는 1999년 시작해 2020년 휴식기에 들어간다. 계그계에서는 역사와 전통을 지켜온 프로그램이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20년 전에도 ‘개그콘서트’ 하나 빼고 코미디언이 설 자리가 없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게 됐다. '왜 없어졌나' 한탄만 한다면 아무것도 못 할 수도 있다. 다른 분야에도 도전하라는 거지. 처음 영화에 도전할 때 내게 코믹 요소가 짙은 배역이 주어졌다. 다양한 분야에서 연기를 하다 보면 관계도 확장되고 자신의 능력도 다양하게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이어 임하룡은 “‘개그콘서트’가 폐지되고 후배들이 설 땅이 없어졌다. 후배들은 굳이 다른 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영화든 뮤지컬이든 드라마든 눈을 돌리라고 조언하고 싶다. 콩트 코미디에만 연연하지 말고 분야를 확장해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잠시 방송 코미디가 많지 않을 뿐, 용기를 잃지 말고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른 것에 도전하는 게 힘들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비유하자면 논농사를 짓다 밭농사를 짓는 거다. 갑자기 바다에 고기를 잡으러 가라는 말이 아니다. 그런 식으로 편하게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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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임하룡에게 영감의 원천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추억의 책가방’은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직접 제목도 짓고 내용을 만들었다. 창작 작업은 정말 재미있다. 드라마, 영화는 희곡이나 대본이 나와 있으니 그 안에서 색을 입히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오로지 내 영감을 쏟는 작업은 콩트나 그림 활동을 통해서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놀면 뭐 하나. 심심하지 않나. 집에서 쉬면 뭐 하나. 최근에는 또 다른 꿈을 이뤘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전시회도 열었다. 어렸을 때 그림을 그리거나 공작을 하면 칭찬을 많이 받았다. 짧은 시간이지만 주변 사람들이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용기 내서 시도해보고 있다. 계속해서 아이디어가 샘 솟는다”라고 말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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