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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붕어·개구리는 개천용 꿈 접었다 [당신의 꿈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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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교생 1인당 사교육비
2019년 월 평균 55만원 최고
영어 1등급 비율도 9.4% 최고
전남·강원, 사교육비·성적 바닥

코로나로 교육 양극화 더 극심
과학고·사립고 매일 등교수업
지방·공립학교 학습 의욕 저하
일반고선 상하위권 격차 뚜렷

가재·붕어·개구리는 개천용 꿈 접었다 [당신의 꿈은 안녕하십니까] 23일 서울 성동구 무학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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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공병선 기자]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다.’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한탄하는 오랜 목소리다. 교육이 계층 세습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문제 제기 역시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오히려 세대가 거듭될수록 교육이 낳은 사회적 불평등이 견고해진다는 불만은 확대되고 있다. 올라갈 곳이 없는 가재·붕어·개구리는 무기력을 학습하고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조차 들린다.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학습 능력이 정해지는 것은 이제 ‘공식’으로 통한다. 14일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종합해보면 고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과 학생들의 학습 능력은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사교육비와 2018학년부터 절대평가로 전환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영역과 비교해보자. 서울의 경우 2019년 기준 고등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55만6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2020학년도 수능 영어영역에서 90점 이상(1등급)을 받은 학생 수도 9.4%로 가장 높았다. 부산에 비해 사교육비 지출이 1만5000원 많은 대구 역시 영어 1등급 비율이 6.7%로 부산의 5.5%보다 높았다. 반면 사교육비 지출 하위권인 전남(19만7000원), 강원(21만9000원)은 1등급 비율이 각각 3.6%에 그쳤다.


교육은 우리 사회 양극화의 상징이 됐다. 박모(19·부산)씨는 "특수목적고등학교 혹은 좋은 사립고에 다니는 친구들, 또 주변에 돈이 많다는 집 학생들을 보면 주말마다 유명 강사 수업을 들으러 서울에 간다고 한다"며 "가끔은 서울 학생보다 우리가 무능하다는 생각이 들어 패배의식에 빠진다"고 말했다.


가재·붕어·개구리는 개천용 꿈 접었다 [당신의 꿈은 안녕하십니까]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또 다른 격차를 만들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고등학교 유형별 학급당 학생 수’를 보면 지난해 4월 기준 학급당 학생 수는 과학고가 16.4명이었던 데 반해 일반고는 24.2명으로 1.5배 많았다. 학생 수가 적은 전국 과학고 28곳(영재고 포함) 중 18곳은 지난해 1학기 등교수업 재개 이후 전 학년 매일 등교가 이뤄졌다.


일부 사립초등학교는 주당 평균 등교일 수가 4.2일로 사실상 매일 등교를 했다. 일반 공립초(1.9일)의 2배 이상이다. 올해 서울의 사립초등학교 경쟁률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높아진 것도 이 같은 교육 여건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사립초 38곳의 입학 경쟁률은 6.8대 1로 집계됐다.


충남의 한 공립고 교사는 "1학기 때는 제대로 장비도 갖추지 못해 EBS 온라인 클래스를 통해서만 수업을 했는데 링크를 거는 수준이라 형식적이었다"며 "아이들은 사실상 방치됐었다"고 털어놨다. 김모(19·경남)씨는 "등교개학을 하고 나서 친구들과 얘기해 보니 온라인 클래스를 끝내고 공부를 이어서 할 수 없었다는 친구가 많았다"며 "서울에 사는 친구들도 학원을 못 가니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다들 집에서 과외를 받았더라"고 말했다.


일반고에서도 상하위권 간 격차가 뚜렷해졌다. 지난해 2학기 때부터는 원격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지만 중하위권 학생일수록 학습 의욕 저하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상위권 학생들은 자기 나름의 프로그램이나 계획에 의해서 준비를 할 수 있었지만 나머지 학생들은 내신 시험에서 서술형 답안도 못 쓸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 중학교 교사는 "최근 학생들이 공부를 해야 하는 내적 동기 요인이 떨어져 무기력한 상태로 보인다"고 했다.


국가장학금 신청한 서울대생 중
연소득 1억6000만 가정 53%

소득 영향력 최소화할 교육 정책
계층별 격차 줄일 경제 정책 필요

상위권 대학·학과 재학생의 소득 분포도 눈에 띈다.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2020학년도 1학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재학생 중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362명 가운데 연소득 1억6000만원이 넘는 소득 10분위 가정 출신이 192명으로 53%에 달했다. 연소득 1억1000만원이 넘는 9분위 자녀 역시 15.5%(56명)였다. 반면 기초·차상위 가정 자녀는 각각 6명씩 12명(3.3%)에 불과했다.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그의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에서 "대학 학력의 무기화, 그것은 능력주의가 얼마나 폭정을 자행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의 견해에 상당수 국민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인 것이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은 "일부 기득권 계층의 반칙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출발선에서 결승선에 다다르기까지 반칙과 불공정한 차이를 만들어내는 물질 자본과 문화 자본의 불평등한 힘을 끊어내는 정치적 기획이 필요하다"며 "수직적 학벌 구조와 고교·대학 서열화 구조를 과감하게 깨고 수도권과 지방, 강남과 비강남 등 지역 격차로부터 교육의 균형 발전을 이뤄내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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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창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 교수는 "교육 공정성을 회복하려면 소득 영향력을 최소화한 공정한 교육 사다리를 제공하는 정책과 함께 계층별 소득 격차를 줄이는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며 "대학 학자금 지원 이전인 고등학교 때부터 지원이 시작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재·붕어·개구리는 개천용 꿈 접었다 [당신의 꿈은 안녕하십니까]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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