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1320원대 뚫린 환율…한은 빅스텝에도 14원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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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명환 기자] 15일 원·달러 환율이 1326원대까지 오르며 또다시 연고점을 경신했다. 환율이 장중 132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4월30일의 1325.0원(고가 기준) 이후 13년2개월여만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4.0원 오른 달러당 1326.1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사상 처음으로 결정했지만 환율 급등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9원 오른 1318.0원에 개장한 뒤 약 7분 만에 1320원을 돌파했다. 환율은 이후 지속해서 상승 압력을 받으며 오후 들어 1326.7원까지 고점을 높였고, 장 막판까지 1320원대 중반에서 오르내리다가 1326원대에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29일의 1340.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12일 기록한 연고점(고가 기준 1316.4원)도 3거래일 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지난달 29일의 15.6원 상승 이후 가장 컸다.

이날 환율이 대폭 상승한 건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다. 달러 급등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가속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나타났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대비 9.1% 상승한 데 이어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1년 전보다 11.3% 올라 석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의 도매 물가마저 11%대 상승률을 보이자 시장은 Fed가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전 중 발표된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4%에 그쳐 예상치인 0.9%를 밑돌았다. 이에 중국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며 위안화가 반짝 강세를 보여 원·달러 환율도 진정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위안화가 약세로 돌아서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