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젊은 직장인 달라진 점심 문화
25세 미만 직원 29%, 정기적 혼밥
프랑스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 직장인들 사이에서 혼자 식사하는 '혼밥'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프랑스 직장인들의 점심 풍경이 세대별로 뚜렷하게 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식사는 가족·동료와 함께하고, 점심시간이 길며 식탁에서의 대화를 중시하는 문화가 특징이다. 그런데 최근 Z세대에게서는 이 문화가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
한 직장인이 사무실에서 혼밥을 하고 있다.
파리 13구 전통 레스토랑에서는 중장년층 직장인들이 여전히 스테이크와 와인을 곁들여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있는 반면, 인근 스타트업 밀집 지역 식당에서는 젊은 직장인들이 혼자 앉아 빠르게 식사하는 모습이 흔히 보인다. 특히 젊은 직장인들은 와인 대신 물이나 맥주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디지털 식권 업체 오픈잇(Openeat) 조사에 따르면 25세 미만 직장인의 29%가 정기적으로 혼자 점심을 먹는다고 답했다. 25~34세는 22%, 35~49세는 16%, 50세 이상은 12%로 세대가 젊을수록 '혼밥' 비율이 높았다. 점심시간도 크게 줄었다. 20년 전 평균 90분이던 점심시간은 현재 사무실 근무자의 45%가 30분 미만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자의 경우 이 비율은 52%에 달한다. 매일 식당을 찾는 비율은 11%에 그쳤고, 그중 절반가량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변화의 이유로는 개인화한 라이프스타일과 사회적 피로감이 첫손에 꼽힌다. 각자의 일정과 리듬이 중시되면서 '같이 먹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또 인간관계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는 대신 대화 없는 식사가 오히려 정신적으로 편하다는 인식이 높아진 것 또한 혼밥족 증가의 원인이다. 이 밖에도 배달과 테이크아웃이 일상화하면서 간단히 혼자 먹는 것이 효율적이며, 함께하는 식사는 식사가 아닌 사회 행사나 에너지 소모로 받아들여진다는 것 또한 또 다른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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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더 타임스는 "혼밥을 선택하는 Z세대가 이기적이라기보다는 과잉 사회성에서 벗어나려는 세대"라고 진단했다. 전통의 붕괴가 아닌 '관계 피로 시대'의 자기 보호 전략이라는 것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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