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차장칼럼] 화웨이, 그리고 법과 윤리사이의 갈등

시계아이콘01분 20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 하원 과학기술위원회 청문회장에 존 서퍽 화웨이 글로벌 사이버보안&프라이버시 총괄책임사장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화웨이 네트워크 장비의 보안 문제를 검증하기 위한 자리였다.


청문 과정에서 노먼 램 과기위원장이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 감시를 위해 화웨이 장비를 공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퍽 사장의 답변은 "제3자(3rd party)를 통해 공급한 것으로 화웨이는 해당 국가의 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뒤를 이어 영국 과기위 의원들의 화웨이의 기업 윤리에 대한 공격이 이어졌다. 한 의원이 서퍽 사장을 향해 "도덕적이지 못하다(You're a moral vacuum)"며 거친 언사를 사용하자 서퍽 사장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 감시 실태는 지난 2월 네덜란드의 인터넷 보안 전문가 빅터 게버스의 폭로로 드러났다. 중국의 한 IT 업체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 주민 250만명을 실시간으로 도감청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온라인 데이터베이스(DB)가 외부로 유출되면서다. 해당 DB에는 주민들의 이름, ID 주소, 생년월일, 위치 정보 등이 담겨 있었다.


최첨단 감시 카메라와 얼굴 인식 기능까지 총동원됐다. DB에는 담겨 있지 않지만 중국 정부는 수년 전부터 위구르족을 비롯한 소수 민족들의 통신 내역을 모두 감청하고 있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통화, 문자 등이 실시간으로 감청하고 이를 소수민족 탄압에 활용했다는 것이다.


위구르족 탄압에 화웨이 장비가 사용됐다는 점은 결국 마음만 먹으면 전 세계 네트워크 장비 업체는 원하는 정보를 얼마든지 수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활동이 범 국가 차원에서 이뤄질 경우 250만명에 달하는 주민들을 실시간으로 추적한 위구르족 감시 사건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마트폰 시대, ICT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의 핵심은 수많은 사용자들이 제공하는 개인정보다. 때문에 ICT 기업들의 기업 윤리는 일반 제조업체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와 화웨이를 향해 "기업비밀을 빼간다"고 공격하는 미국 측도 자유롭지는 않다. 2013년 전 미국 국가안보국(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은 '프리즘 프로젝트'를 폭로했다. 미국이 각국 정부를 상대로 방대한 개인 정보를 수집해왔다는 내용이다. 총 33개국에 걸쳐 수집된 정보에는 주요 인사들의 내밀한 통화내역, 이메일까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줬다. 우리나라 역시 대상국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보 당국은 테러 방지를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라는 입장이지만 수집된 정보가 어디까지인지, 어떻게 활용됐는지는 미국 정보 당국만 알고 있을 뿐이다.


AD

태생부터 영리추구가 목적인 기업에 과도한 윤리적 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다. 우리는 법과 도덕성 사이에서 늘 갈등한다. 하지만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는 대명제를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2.2508:00
    음악 넘어 문학·음식으로 영토 넓혔다…150만 빅데이터가 증명한 한류의 진화
    음악 넘어 문학·음식으로 영토 넓혔다…150만 빅데이터가 증명한 한류의 진화

    K팝에 의존했던 한류 소비 지형이 문학과 영화, 음식으로 다변화했다. 지식재산권(IP)이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실질적인 관광 수요와 수출 수익까지 견인하는 핵심 산업 동력으로 진화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정보원은 25일 이 같은 현상을 입증하는 '2025 외신·소셜데이터로 보는 글로벌 한류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서른 나라 매체와 누리소통망(SNS) 자료 150만 건을 샅샅이 분석해 한류의 확산 구조

  • 26.02.2508:00
    화면 뚫고 나온 IP…넷플릭스 1위 애니가 실물 경제를 집어삼켰다
    화면 뚫고 나온 IP…넷플릭스 1위 애니가 실물 경제를 집어삼켰다

    영상 콘텐츠의 흥행이 온라인 화면을 뚫고 나와 실물 경제를 견인한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입증한 지식재산권(IP)의 힘이다. 단순한 영상 소비를 넘어 관광, 식음료, 정보통신기술(IT) 등 산업 전반을 집어삼키며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판도를 바꾼다. 이 작품은 시청 수 3억2510만 회를 기록하며 역대 넷플릭스 영화 시청 1위라는 대기록을 썼다. 15주 연속 시청 순위 10위권에 진입하며 영

  • 26.02.2508:00
    '레몬' 대신 '감귤'…치밀한 현지화가 K드라마 장르 한계 깼다
    '레몬' 대신 '감귤'…치밀한 현지화가 K드라마 장르 한계 깼다

    피 튀기는 장르물에 집중했던 한국 드라마의 성공 공식이 진화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다각적 현지화 전략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이 로맨스물은 자극적인 소재 없이 세계적인 흥행을 달성했다. 비한류권인 멕시코에서조차 9주 연속 넷플릭스 시청 수 10위권에 진입하며 지식재산권(IP)의 장르적 스펙트럼과 소비 영토를 동시에 넓혔다. 압도적 성과의 이면에는 각국의 문화적 맥락을 파고든

  • 26.02.2508:00
    장벽 깬 거대 IP의 명암…'오징어 게임' 평점 6.7점 추락이 남긴 경고
    장벽 깬 거대 IP의 명암…'오징어 게임' 평점 6.7점 추락이 남긴 경고

    한국 영상 콘텐츠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류로 안착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리즈가 지식재산권(IP)의 폭발력을 명확히 증명했다. 이 작품은 넷플릭스 역대 비영어권 TV 부문에서 시즌 1, 2, 3이 나란히 시청 수 1, 2, 3위를 싹쓸이하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썼다. 흥행은 화면을 넘어 실물 경제와 문화 산업 전반으로 파급력을 넓혔다. 글로벌 식음료 및 패션 브랜드와의 연이은 협업이 이를 증명한다. KF

  • 26.02.2508:00
    5·18 비극이 홀로코스트 위로했다…세계 상처 어루만진 K문학
    5·18 비극이 홀로코스트 위로했다…세계 상처 어루만진 K문학

    한국 문학이 변방의 언어라는 태생적 굴레를 벗고 세계 문학의 중심부로 진입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결정적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일회성 호기심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의 지적 독서로 번졌다. 한국문화정보원의 빅데이터 분석은 이를 객관적 수치로 입증한다.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 한국 문학 관련 외신 보도 비중은 전 분기 1.2%에서 32.4%로 30%포인트 이상 뛰었다. 유력 매체들은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 26.02.2615:31
    성치훈 "송영길, 계양을 김남준에 양보해야"
    성치훈 "송영길, 계양을 김남준에 양보해야"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2월 2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성치훈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과 함께 오늘 생생토

  • 26.02.2514:37
    박원석 "김어준 선 넘어, 이언주 자중해야",이태규 "공취모, 비민주·반민주적"
    박원석 "김어준 선 넘어, 이언주 자중해야",이태규 "공취모, 비민주·반민주적"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박원석 전 의원, 이태규 전 의원(2월 23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이태규 전 국민의힘 의원 그리고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두 분 모시고 핫이슈 생생토크 하겠습니

  • 26.02.2310:59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정성장 "김여정 VS 김주애 권력투쟁 가능성 희박"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 출연 :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2월 20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북한의 9차 당대회가 19일 개막했습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세습과 관련해서 9차 당대회에서

  • 26.02.2015:42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하헌기 더불어민주당 전 부대변인과 김윤형 전 국민의힘 부대변인 모시고 핫이슈 관련해서 얘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소종섭 :민주당 얘기 좀 해볼까요? 송영길

  • 26.02.1915:25
    '젊은 서양인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젊은 서양인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거리를 다니다 보면 외국인들이 많이 눈에 띈다. 어느 순간 그렇게 됐다. 서울이 뉴욕의 축소판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 많은 외국인은 어디서 왔을까?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월보에 따르면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