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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굽는 타자기] 우린 소비자가 아닌 상품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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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굽는 타자기] 우린 소비자가 아닌 상품 그 자체다 (라나 포루하 지음/김현정 옮김/세종/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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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수년 전 구글의 ‘라이브러리 프로젝트’에 대한 뉴스를 접하고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있다. 구글이 세상 모든 도서관의 책을 자사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별 일도 아닌데, 당시 본능적으로 소름이 끼쳤던 것 같다. 인간의 정수와 유산을 모조리 흡수한 구글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전개될까. 두려웠다.


‘돈 비 이블, 사악해진 빅테크 그 이후’의 지은이 라나 포루하는 개인적 경험과 직업적 관심을 바탕으로 빅테크 기업의 위험성에 대해 파헤치게 됐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의 칼럼니스트 겸 부편집장이자 CNN 글로벌 경제 분석가로 활동 중인 포루하는 2017년 어느날 퇴근 후 집에서 신용카드 고지서를 뜯어보고 충격에 빠졌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자기도 모르게 900달러가 사용된 것이다. 처음에는 해킹당한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당시 10살이었던 아들이 온라인 축구게임의 가상 선수 캐릭터 구매에 900달러나 썼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당시 포루하는 파이낸셜타임스에서 금융 데이터 분석이라는 새로운 업무도 맡게 됐다. 그 과정에서 미국 기업 중 겨우 10%가 재계 자산의 80%나 갖고 있다는 다소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 기업은 방대한 물리적 자산이나 상품을 소유한 기업이 아니라 경제의 새로운 ‘석유’를 찾아낸 기업이었다. 정보와 네트워크 활용법을 찾아낸 빅테크 기업들이었던 것이다.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이 세계 각지에서 벌어들인 부(富)는 막대하다. 이들 기업과 관련된 독점 및 세금, 경제질서 교란 같은 문제는 우리 생활에서도 점차 그 폐해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갈등은 구글·페이스북·트위터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미국 의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세우는 결과를 낳았다.


포루하는 취재와 논평으로 빅테크의 민낯을 드러내고 이들 기업을 청문회에 세우는 데 크게 이바지한 인물이다. 미국경제기자협회와 싱크탱크인 독일마셜펀드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돈 비 이블…’에서 빅테크의 카르텔, 합법적으로 경쟁 업체 죽이기 같은 추악한 내막을 전하며 비판한다.


1960년대 실리콘밸리가 태동할 당시 많은 사람은 기술이 발달하면 세상은 더 안전하고 풍요로우며 투명해질 것이라고 믿었다. 정보가 많은 사람에게 무료로 공개되면 민주적이고 공평한 경쟁의 장이 열리리라는 기대감이었다. 하지만 빅테크 산업은 개인정보 수집으로 돈 버는 구조가 돼버렸다. 인간을 상품으로 만든 것이다.


구글은 공짜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페이스북의 회원 가입도 공짜다. 우리는 우리가 소비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제품이라고 말한다.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이용당하는 상품이 돼버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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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감시자본주의’의 등장이라고 비난한다. 인간으로부터 추출한 경험을 예측·판매라는 숨겨진 상업 관행의 원재료로 사용하는 새로운 경제질서라고 꼬집는다. 저자는 업계가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며 답은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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