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디어 카메라 검사장비 자료
빼돌려 中 업체서 사용한 혐의
대법, 1·2심 "공범 간 공유는 무죄" 뒤집어
피해 회사의 핵심 기술을 빼돌려 외국 업체에 넘긴 일당이 범행 과정에서 공범들끼리 영업비밀을 주고받았다면, 이를 단순한 범행 준비 단계로 볼 것이 아니라 '누설' 및 '취득'이라는 별개의 범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오석준 대법관)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 등 6명의 상고심에서, 공범 간 영업비밀 누설·취득 혐의를 무죄로 본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김씨 등은 2022년경 피해 회사인 '이즈미디어'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카메라 모듈 검사장비(그래버) 관련 소스코드와 회로도, 부품 리스트 등을 무단 반출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중국 회사 '장쑤리드'에서 애플 납품용 장비를 개발하기 위해 카카오톡 단체방과 이메일, USB 등을 통해 서로 기술 자료를 주고받고, 이를 외국 관련자에게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의 쟁점은 공동으로 영업비밀을 사용하기로 공모한 피고인들 사이에서 자료를 주고받은 행위가 독립된 '누설·취득' 범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1심과 2심은 이들의 행위를 영업비밀 누설·취득으로 볼 수 없다고 보고 해당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피고인들이 공동정범 관계에서 영업비밀을 함께 사용하기로 공모한 상태에서 단순히 자료를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피고인 이모씨에게만 2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나머지 피고인들에게는 징역 1~2년에 집행유예 2~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재판부는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침해 행위는 취득과 누설, 사용이 각각 독립된 범죄 유형"이라며 "공동정범 관계에 있더라도 아직 영업비밀을 알지 못하던 상대방에게 이를 알려주거나 넘겨주는 행위는 영업비밀 누설에 해당하고, 이를 전달받은 사람은 취득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업비밀을 함께 사용하기로 공모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들 사이의 전달 행위를 누설이나 취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파기환송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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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삼성전자·유진테크 반도체 기술 유출 사건에서도 동일한 취지로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한 바 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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