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9 부조종사 친필 노트 매물로 나와
원자폭탄 투하 43초 뒤 기록…심경 남겨
1945년 8월6일 일본 히로시마에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이 투하되던 순간을 기록한 미군 장교의 친필 일기가 경매에 나왔다.
연합뉴스는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의 26일(현지시간) 보도를 인용,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의 희귀 서적상 댄 휘트모어가 로버트 루이스 대위의 수첩을 95만달러(약 13억7000만원)에 매물로 내놓았다고 전했다.
루이스는 당시 26세로 원자폭탄 '리틀 보이'를 탑재한 B-29 폭격기 '에놀라 게이'의 부조종사였다. 이 폭격기에는 총 12명의 승무원이 탑승했다. 그는 히로시마로 향하던 1945년 8월6일 새벽, 기내에서 수첩에 심경을 남겼다. 원폭 투하 약 두 시간 전 "폭탄이 바로 내 뒤에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기묘한 기분"이라고 적었다.
원폭은 오전 8시15분 투하됐고, 약 43초 뒤 고도 1890피트(약 576m)에서 폭발했다. 루이스는 "결과를 보기 위해 기체를 돌렸고, 인간이 본 것 중 가장 거대한 폭발이 있었다"고 기록했다.
며칠 뒤 추가된 페이지에는 참상에 대한 자책이 담겼다. 그는 "우리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인 것인가"라며 "그저 '맙소사, 우리가 무슨 짓을 한 건가(My God, what have we done)'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이 노트가 시장에 나온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1971년 첫 경매에서 3만7000달러에 낙찰됐으며, 2022년에는 54만3000달러에 거래됐다. 휘트모어는 이 기록을 "제2차 세계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문서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히로시마 원폭과 관련한 유물은 2024년 2월에도 경매에 등장한 바 있다. 당시 미국 경매업체 RR옥션은 핵폭발이 발생한 시각인 오전 8시15분에 멈춘 손목시계를 경매에 부쳤다. 해당 시계는 3만1113달러(약 4100만원)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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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계는 전쟁 직후 히로시마 재건 작업 당시 폐허 속에서 한 영국 군인이 발견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리창은 폭발 여파로 흐려졌지만, 내부 시곗바늘은 8시15분을 가리키고 있다. RR옥션은 이를 "전쟁의 참상을 상기시키고 인류 역사의 가슴 아픈 부분을 드러내는 교육적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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