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수뇌부, 탄약부족 등 우려
돌파구 좀처럼 안 나오는 핵협상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 출연 : 이현우 기자
미군 주요 수뇌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격 구상에 반대 의견을 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란과 교전이 장기화되면 미군도 탄약부족 등 작전 어려움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작전 어려움에도 실제 군사공격을 실행할 지 여부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美 합참의장도 이란 공격 반대…트럼프는 강하게 반박
최근 댄 케인 합참의장이 이란 공습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케인 합참의장은 앞서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을 총지휘한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공화당과 백악관 내에서도 발언권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보도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자신의 사화괸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가짜 뉴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이처럼 흥분한 반응 자체가 합참의장의 반대 의견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 국방부 내에서 이란 공습에 대한 반대 의견은 케인 합참의장만의 것이 아니다. 여러 장성들이 이란 공습 작전의 어려움을 꾸준히 제기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의 핵심 논거는 이란이 베네수엘라와는 차원이 다른 나라라는 점이다. 만약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에 돌입할 경우 미국도 막대한 양의 미사일을 발사해야 하는데, 이는 미국의 자체 방어 체계에 쓰일 탄약 비축량을 급격히 고갈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로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 이상 지속되고 이스라엘·하마스 교전까지 이어지면서 양쪽에 상당한 양의 미사일을 지원해 왔다. 이 과정에서 탄약 수가 이미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공격까지 감행하면 미국 국내 수요마저 부족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 군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을 베네수엘라처럼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란 공격 성공해도…친미정권 수립 어려워
이란 공격 반대론의 또 다른 축은 전후 처리의 불확실성이다. 미국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 반대론자들도 꾸준히 이 문제를 제기해 왔다. 설령 군사 공습으로 현 이란 정권을 무너뜨린다 해도 그 다음에 등장하는 정권이 친미 성향일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이란에서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대 역시 현 정권을 전복하고 집권을 목표로 하는 정치 세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시위는 민생고 해결을 요구하는 상인들의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국가 전복까지 지향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란의 신정 정권 체제는 47년 동안 이어져 왔으며, 그 과정에서 정권 반대 세력을 대규모로 숙청해 왔다. 이에 따라 사실상 야권 세력이 전무한 상태다. 팔레비 왕조의 생존자인 레자 팔레비 왕자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이란을 떠난 지 너무 오래돼 국내 정치 기반이 전혀 없다는 평가다.
오히려 현 신정 정권이 무너질 경우, 지금까지 이를 무력으로 수호해 온 혁명수비대 등 군벌 세력이 이란 정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입장에서는 현재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 옵션을 포기하지 않는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이 완벽하게 성공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제도 비슷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과도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 문제에서 완전히 실패했지만 자신은 외교적 방법이 실패하더라도 군사적으로 이란을 무너뜨리고 핵 포기와 민주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공언해 왔다.
정치적 배경도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온 관세 정책이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으면서 내세울 만한 성과가 대외 정책으로 좁혀진 상황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핵심 지지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내 유대계 인사들은 이란 문제가 이스라엘 안보와 직결돼 있다며 이란에 대한 강경책을 강력히 요구해 왔고, 이스라엘 정부도 같은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 기반인 미국 우파들에게도 이란 민주화 문제는 중요한 사안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강경 발언을 쏟아낸 상황에서 뒤로 물러서면 지지층의 이탈과 역공을 자초할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을 강경책의 코너로 몰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美 단계적 공격 가능성 제기…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현재 미국의 군사적 준비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이미 중동 지역 여행객과 공관 주재원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상태다. 미국이 파견한 두 번째 항공모함은 지중해에 진입해 크레타 섬에 도착했으며, 조만간 이스라엘 해안으로 이동해 이란 공습 작전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 공군 기지에는 이미 미군 전투기 150대에서 200대가 집결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만 내리면 즉각 공습이 시작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란이 베네수엘라처럼 공습만으로 항복할 나라가 아닌 만큼, 미군의 공격은 전격적인 형태보다는 단계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른바 '코피 작전' 시나리오다. 우선 제한적인 공습을 가한 뒤 상대가 피해에 놀라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유도하고, 협상이 결렬되면 다시 공격을 가하는 방식을 반복해 원하는 협상 결과를 이끌어내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 전략이 실제로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핵 포기 입장 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완전히 중단하고, 지금까지 농축한 우라늄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전량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이란은 보유 우라늄의 절반만 반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나머지 절반은 제출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이란은 대신 IAEA 감시 하에 60% 농축 우라늄을 20% 농도까지 낮추겠다고 제안했으나, 미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한 협상 타결은 요원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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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실제로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시작할 경우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물동량의 20% 이상이 지나가는 핵심 해상 물류 통로로, 이란이 이를 봉쇄할 경우 수에즈 운하 등 중동 일대 주요 해상 항로가 함께 마비될 수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미국과 이란 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물류에 심각한 동맥 경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한국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국내 당국도 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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