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출마 선언 최은석 의원
CJ제일제당 대표이사 지낸 기업가 출신 정치인
'선택과 집중' 통한 지역기업 핀셋 지원 강조
"대구경제 살릴 해법은 근본적 산업 인프라 혁신"
"기업에 비유하자면 현재 대구는 부도 직전에 놓인 회사다. 이제는 기업가적 마인드를 갖춘 CEO형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다."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최은석 의원(대구 동구군위군갑)은 지난 24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의원은 CJ제일제당 대표이사를 지내며, K-푸드 해외 안착을 가속화한 기업가 출신 정치인이다.
그는 대구 경제 상황을 "암담하다", "절망적이다"라고 표현했다. 최 의원은 "정치인이나 행정가 출신 후보들은 예산을 더 확보해 경제를 살리겠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지금 대구에 필요한 것은 예산 규모의 확대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산업 인프라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그의 기업가적 면모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그는 "예산을 모든 기업에 균등하게 나눠주는 방식은 의미가 없다"며 "글로벌 시장에 대한 명확한 분석을 토대로,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 비즈니스 모델 전환에 맞춘 '선택과 집중'의 핀셋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가 그리는 지방 정부 모습은 단순한 '보조금 배분자'가 아니라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에 가깝다. 유망 기업을 선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밀착 지원하고, 해외 기업과 기술 교류, 해외 펀드 투자 유치 등을 연결해 시장 진입을 돕는 구조다. 이렇게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지역 기업이 탄생하면 지속 가능한 일자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구상이다.
최 의원은 "대구에 필요한 것은 현상 유지를 잘하는 행정가가 아니라, 실제 시장에서 성과를 내본 기업가"라며 "도시 자생력을 키우는 산업 구조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 경제를 떠받칠 '8대 전략 산업'으로 ▲섬유 ▲안광학 ▲기계 ▲바이오·헬스 ▲물 ▲지능형 로봇 ▲미래 모빌리티 ▲콘텐츠 IP를 제시했다.
그는 또 "기업이 몰려드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예측 가능한 규제 환경과 산업 클러스터·공급망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성장 생태계가 필요하다"며 "인재, 주거, 교육을 포함한 경영 안정성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기업 유치는 일회성 MOU 이벤트가 아니다"라며 "관건은 지원금 규모가 아니라, 10년 뒤에도 이곳이 본사 전략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경북 행정 통합과 관련해서는 "광주·전남과 동일한 수준의 지원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통합특별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권한과 예산을 지속적으로 지방으로 이양하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며 "행정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대구·경북 산업 구조를 고도화해 미래 핵심 산업 포트폴리오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최 의원과의 일문일답.
-기업가로서 볼 때, 대구의 현재 산업 현황은 어떤가?
▲ 국회의원이 된 이후, 대구시의 예산과 행정, 사업의 추진 경과 등을 살펴봤다. 경제 지표까지 쭉 훑어보니 정말 암담했다. 그동안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진짜 대구를 방치했구나 싶었다. 전통 산업은 물론이고 신산업 유치를 한 이후에도 산업 생태계 조성이 전혀 안 됐다. 기업 경영자의 입장에서 보면 산업 환경의 조성, 생태계의 혁신, 유망 기업 발굴과 육성 등 모든 차원에서 절망적이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한가?
▲ 섬유 산업을 예로 들어보자. 일단 글로벌 산업군에서 대구 지역 기업의 산업 기술 역량을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이후 우리가 새롭게 진출할 지역이나 시장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고, 이 시장으로 가기 위한 기술과 트렌드,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해야 한다. 산업용 섬유로 체질을 바꾸거나 고부가가치 원단 시장을 공략하는 등 방향성을 분명히 정하고, 전환 여력이 있는 기업에 선택과 집중의 지원을 해야 한다.
-모든 기업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는 없다는 뜻인가?
▲ 그렇다. 만일 우리의 지원 예산이 100억원이라면, 100개 기업에 1억원씩 나눠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건 그냥 문 닫지 않을 정도로 연명만 해주는 셈이다. 실제 가능성이 있는 몇 개의 회사를 추려서 그 회사에게 해외 기업과의 기술·마케팅 교류, 해외 투자 펀딩 매칭 등을 해주면서 성장하게끔 도와줘야 한다. 그러면 그동안 채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직군의 일자리가 지역에서 생겨난다. 산업의 메커니즘을 알아야 지역 산업을 회생시킬 수 있다.
-청년 일자리 해법도 궁금하다.
▲ 청년 인재 유출의 본질은 일자리만이 아니다. 정주 환경의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창업, 의료, 교육, 주거 문화에 대한 시민의 걱정을 없애야 청년들이 돌아온다. 청년의 아이디어를 활용해 투자와 일자리로 연결하고, 어디서든 10분 안에 응급의료가 작동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주거 문제는 미분양 주택을 기업 근로자의 사택으로 전환해 부동산-고용-기업 유치를 하나의 선순환 구조로 묶어내겠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는 어떻게 되고 있나?
▲ 법안 자체의 여러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번 임시국회에서 (대구·경북 통합법)을 통과시키기로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이 뜻을 모았다. 대구·경북 통합법이 광주·전남과 동일한 수준으로 반드시 통과가 됐으면 좋겠다.
-진정한 통합의 효과를 위한 선제 조건은?
▲ 통합 특별시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가진 인허가권이나 예산 등을 지속적으로 지자체에 이양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예를 들어, 대구에 미래 첨단 산업 단지를 개발한다고 가정했을 때, 해외 우수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비자 면제나 주거 문제 등에 대한 결정 권한이 지자체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실질적인 지방자치제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4년 후 그리는 대구시의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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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3대 도시로 도약을 예상한다. 경제 지표부터 확 달라져 있을 것이다. 매년 30개 이상 '대구 스타기업'이 탄생하고, 1조원 매출을 넘는 기업들이 조기에 배출되면서 도시의 산업 체질이 눈에 띄게 바뀌어 있을 것이다. 대구가 더 이상 정체의 도시가 아니라 점프업하는 도시로 평가받게 하겠다. '시민 모두가 잘살고 개방적이며, 매력적이고 세련된 도시'가 내가 꿈꾸는 4년 뒤 대구의 모습이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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