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준공 노후 단지서 인명 피해
스프링클러 없어 초기대응 어려워
이중·삼중 주차탓 소방차 진입 차질
노후 아파트, 소방 안전 사각지대 놓여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10대 여학생이 숨지는 비극이 벌어졌다. 준공 47년이 넘은 대표적 노후 단지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소방시설과 주차 여건 등 안전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의사 꿈꾸던 10대 학생 참변
26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6시18분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층에서 불이 났다. 이 화재로 A양(16)이 숨졌고, 40대 어머니와 10대 여동생이 각각 화상과 연기 흡입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위층에 거주하던 50대 여성 1명도 연기를 흡입으로 부상을 입었다.
24일 오전 6시 18분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1명이 숨지고 같은 집에 있던 2명이 얼굴에 화상을 입고 연기를 마시는 등 부상을 입고 구조됐다. 아파트 주민 70여명은 스스로 대피했다. 연합뉴스
숨진 A양의 가족은 화재 발생 닷새 전인 지난 19일 고인의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대치동 학원가 중심에 있는 이 아파트로 이사 온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은 의사를 꿈꾸던 학생이었다.
스프링클러 미설치, 이중주차…초기 대응 늦어져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 1992년 소방법 개정으로 공동주택 내 스프링클러 설비가 의무화되기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화재가 발생한 8층 세대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은마아파트 화재를 계기로 노후 아파트의 소방 안전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서울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주택 화재 1만602건 가운데 사망자 116명은 모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주택에서 나왔다. 스프링클러가 없는 노후 주택에서 인명 피해가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협소한 지상 주차장 공간 탓에 초기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마아파트는 4424세대에 달하는 대단지지만 세대당 주차대수는 1.13대 수준에 그치고, 지하주차장도 없다. 가구당 차량을 2대 이상 보유한 경우도 적지 않아 단지 내 주차장에는 이중·삼중 주차가 상시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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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A양의 집에서는 최근까지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기적 요인에 따른 발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불은 주방에서 시작돼 번진 것으로 추정되며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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