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경제학자 상대 설문조사 실시
응답자 52% "연내 사임"
57% "조기 사임 시 노트가 적합"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임기 만료 전 사임한다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 조기 사임 시 차기 ECB 총재로는 클라스 노트 전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가 유력하게 꼽힌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지난 20~24일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라가르드 총재가 연내 사임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사임 시기로 응답자의 7.4%는 올해 3분기, 44.4%는 올해 4분기를 지목했다. 7.4%는 내년 1분기, 11.1%는 내년 2분기 퇴임할 것으로 전망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내년 10월 8년 임기를 끝마친다. 임기를 완주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는 29.6%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57%는 라가르드 총재가 임기 만료 전 사임할 경우 노트 전 총재가 다음 ECB 수장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답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해 10월 노트 전 총재에 대해 "그를 6년 넘게 알고 지냈다. 지성과 체력, 소통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라가르드 총재가 임기를 끝마치는 상황에서는 응답자의 50%가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코스 전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를 유력한 차기 총재 후보로 점찍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라가르드 총재가 임기 만료 전 퇴임을 고려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프랑스는 내년 4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데, 극우 국민연합(RN)이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상황이다. 라가르드 총재가 선거 전 물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ECB 차기 총재를 낙점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ECB와 라가르드 총재는 해당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라가르드 총재의 퇴임 시기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가 임기 만료 전 사임할 경우 ECB의 독립성과 신뢰도 상실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설문 응답자의 35%는 조기 퇴임 시 독립성 상실을 우려한다고 답했으며, 52%는 신뢰도 상실을 우려한다고 했다.
제프리스의 모두페 아데그벰보 이코노미스트는 "폭넓은 지지 없이 프랑스 단독으로는 명백히 비주류적인 중앙은행 총재를 밀어붙일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더 큰 위험은 이번 사태가 실질적인 성과는 거의 없이 ECB의 신뢰도를 훼손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라가르드 총재가 임기를 끝마치기에는 실무적인 측면에서 우려가 있다. 홀거 슈미딩 베렌베르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 선거에서 RN이 승리할 경우, 라가르드 총재의 후임자를 찾는 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ECB 수장이 장기간 공석일 경우 미국의 통상 정책 리스크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각종 위험이 산재한 상황에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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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은 프랑스 선거 이전에 차기 총재 후보가 조기 지명되고, 라가르드 총재가 자리를 유지하는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경우 남은 임기 동안 라가르드 총재의 입지가 약화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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