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7년간 타사 거래 원천 차단
"레시피 보호" 주장…공정위 "거래상 지위 남용" 결론
국내 플라스틱 소재 시장의 강자인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KEP)이 거래업체에 '경쟁사 거래 금지'라는 쇠사슬을 채웠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철퇴를 맞았다.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사업 자유를 박탈하고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봉쇄한 전형적인 '갑질' 행위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EP가 임가공업체에 경쟁사와의 거래를 장기간 금지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44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KEP는 고성능 플라스틱인 폴리아세탈(POM) 수지 임가공을 위탁하면서, 기존 거래업체였던 임가공업체와 계약 연장과 관련된 합의서를 작성했다. KEP는 거래가 지속되는 기간은 물론, 거래가 끝난 뒤에도 3년 동안은 경쟁사에 임가공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못 박았다. 결과적으로 이 업체는 2019년부터 2026년까지 총 7년 동안 KEP의 경쟁사들과는 단 한 건의 거래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KEP 측은 조사 과정에서 자사의 POM 제조 레시피가 핵심적인 영업비밀이기 때문에 이를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항변했다. 경쟁사와 거래할 경우 기술 유출 우려가 있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공정위는 ▲KEP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계약 기간 중 거래상대방에 불리하게 조건을 변경한 점 ▲이 사건 계약 조항으로 인해 거래상대방이 더 이상 POM 임가공 사업을 영위할 수 없게 된 점 등을 근거로 '부당한 행위'라고 결론지었다. 특히 KEP가 주장한 '레시피 보호'에 대해서도 "업계의 정상적인 거래 관행을 벗어난 비정상적 행위"라고 일축했다.
지금 뜨는 뉴스
공정위는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거래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