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개인 연체자 보호 방안 마련
연체 초 채무조정 활성화·연체채권 소멸시효 연장 관행 개선
앞으로 금융회사는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의 신속 채무조정 대상인 30일 이하 연체채권을 매각할 수 없게 된다. 연체채권을 매각하더라도 양수인이 불법 추심을 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위법이 발견되면 즉시 감독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금융회사가 관행적으로 연체채권 소멸시효를 자동 연장해 온 행태에도 제동이 걸린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6일 오전 신복위 광진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제2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연체채권 회수 극대화 중심에서 벗어나, 연체자 보호와 재기 지원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우선 금융회사의 연체채권 매각 규율을 강화한다. 신복위의 채무조정 제도는 연체 기간에 따라 ▲신속채무조정(연체 30일 이하) ▲사전채무조정(연체 31~89일) ▲개인워크아웃(연체 90일 이상) 등 3단계로 구분되며, 이 중 신속채무조정 채권은 원칙적으로 매각이 금지된다. 초기 연체채권은 상환 가능성이 높지만, 대부업체로 넘어가면 과도한 추심과 신용평점 하락으로 채무자에게 큰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조치다. 반면 이후 단계의 연체채권은 이미 저신용 상태여서 매각 제한의 실익이 크지 않아 제외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연체채권 매각 시 금융회사는 양수인의 불법 추심 여부를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정기 점검해야 한다. 위법이 발견되면 즉시 감독당국에 보고 의무를 지닌다. 채권 매각 계약서에는 재매각 가능 여부와 범위, 재매각 시 승계되는 채무자 보호 조건을 명시해야 하며 재매각 조건을 위반할 경우 해당 양수인에 대한 추가 채권 매각이 제한된다. 금융회사는 연체채권 매각 규모와 대상, 매각 대상 고객 보호 수준 평가 결과 또한 분기별 업무보고서로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한다.
연체채권 소멸시효 관련 관행 개선도 추진된다. 정부는 소송촉진특례법을 개정해 금융회사에 인정돼 온 지급명령 공시송달 특례를 폐지할 예정이다. 그동안 일부 금융회사는 상환 능력과 무관하게, 거소가 불분명한 채무자를 대상으로 시효 만료 전에 대량 지급명령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손쉽게 시효를 연장해 왔다. 이번 개정은 이런 형식적 신청 관행을 막고 불필요한 소송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또한 일정 금액 이하 연체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법인세법상 비용 처리를 인정해 금융회사가 시효 완성을 선택하도록 유도한다. 적용 대상은 은행·보험의 경우 5000만원 이하, 2금융권은 3000만원 이하의 연체채권이다. 다만 채무자의 은닉 재산이 발견되는 등 금융회사에 책임이 없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시효 연장이 허용된다.
아울러 정부는 연체 초기 자체 채무조정을 활성화하기 위해 채무자에게 채무조정 요청권을 사전에 안내하도록 의무화한다. 금융회사는 채무조정 실적을 평가받고, 채무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금 감면분을 손실로 인정받도록 해 채무조정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선제적 채무조정 확대→장기·과잉 추심 최소화→장기 연체자 양산 제한'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연체채권 보호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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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에 대한 연체채권 매각 금지와 채무조정으로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오유정 금융위 서민금융과장은 "부실 우려는 상각과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관리할 수 있어 건전성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채무조정을 통해 원금 일부라도 회수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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