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당대표실에서 면담
중진의원들, 장 대표에 노선 변경 촉구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당내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면담을 갖고 당 노선을 둘러싼 의견을 청취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여부를 두고 당내 이견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진들이 지도부의 노선 재정비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당내 갈등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김기현·김도읍·김태호·권영세·나경원·박대출·박덕흠·윤상현·주호영·조경태·조배숙 의원 등 15명 이상의 중진 의원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번 회동은 중진 의원들의 요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들 중진은 지난 24일 별도 회동을 갖고 지금과 같은 지도부 노선으로는 지방선거 승리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종배 의원은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현재 상황으로 치르기 어렵다는 데 공감했다"며 "민심과 다양한 의견을 모아 당 대표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갈등의 핵심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다.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직후 당 안팎에서는 '절윤(絶尹)' 요구가 격화됐다. 그러나 장 대표는 지난 19일 이에 대해 "당 갈라치기"라고 비판하며 선을 그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사실상 '절윤 거부'로 해석하고 있다.
이날 면담에서도 중진 의원들은 중도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선 조정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현 의원 "여당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사람들이 결국 우리들(국민의힘)"이라며 "내 잘못을 먼저 인정하고 국민들께 공개적으로 용서를 구하자는 말씀을 드렸다"며 "비상계엄과 내란, 탄핵 등 난제를 쾌도난마식으로 풀어, (분열의) 늪을 최대한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재명 정권이 부동산, 주식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면서 완전히 사법부를 장악하려고 하는데, 오히려 우리 당내가 더 시끄럽다"며 "대구·경북통합 문제로 파열음을 내고 위기 속에서 일부는 얄팍한 자기 정치에만 매몰돼있다. 그들의 이간계에 우리 스스로 걸려드는 형국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당내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친한계 및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들은 장 대표를 향해 '윤어게인' 세력과의 명확한 선 긋기를 요구해왔다. 당내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결집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지금 뜨는 뉴스
일각에서는 지도부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 노선을 둘러싼 이견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면서 내부 균열이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장 대표가 중진들의 요구를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결과에 따라 향후 당내 권력 구도와 지방선거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