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용산 국방부 기자실 분위기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과 주한미군사령부 공보실장이 자유의 방패(FS·프리덤 실드) 연합연습 공동 브리핑을 마치고 백브리핑(back briefing)을 위해 기자실을 찾은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한미 당국은 내달 진행하는 상반기 연합연습 계획에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워리어 실드(Warrior Shield)'라 부르는 야외 기동훈련 일정은 정하지 못했다면서 "협의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백브리핑을 통해 충실한 배경 설명을 바라던 기자들의 기대는 금세 실망으로 바뀌었다. 훈련이 얼마나 축소된 것인지, 이유는 무엇인지에 관해 묻자 백브리핑에서도 "협의 중"이라는 앵무새 답변이 이어졌다. 일주일도 남지 않은 훈련 일정조차 한미가 조율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견이 크다는 의미 아니겠는가.
우리 측은 워리어 실드를 FS 기간 이후로 연중 분산 실시하거나 최소화할 것을 뒤늦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월 말~4월 초 방중을 앞두고 북미 대화 재개 여건을 감안해야 한다는 정부 일각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라는 시선도 있다.
미군은 한국 측 제안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외 기동훈련 참가를 위해 미군 일부 증원 병력과 장비가 이미 한국에 도착한 상황이라 축소는 불가능하다는 논리다. 백브리핑이 끝난 이후 기자실은 한미 간 의견 충돌을 우려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난제는 하나둘이 아니다. 우리 정부는 9·19 군사합의를 복원할 태세다. 비행금지구역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감시정찰자산에도 영향을 주는 문제라 미측이 거부할 수도 있다. 우리 군이 정찰감시를 하지 못할 경우 미국 정찰위성 자산에 의존해야 하는데, 미국의 협력은 미지수다.
비무장지대(DMZ) 출입 승인 권한 문제도 불협화음이 이어진다. 유엔군사령부 측은 "정전협정에 정면충돌하는 것으로 유엔군사령관 권한을 과도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최근 미국 측에 DMZ 공동관리를 제안했지만, 유엔군사령부가 이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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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군사 대치 상황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4년째 진행형이다. 이란으로 인해 중동정세도 좋지 않다. 중국은 대만을 겨냥한다. 미국은 유럽을 등졌다. 국민은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한반도 정세 안정이 강력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할 때다. 한미군이 함께 외친 'We go together(같이 갑시다)'가 단순한 구호로 그치지 않길 바란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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