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금융권 설계·제조, 판매, 소비자보호 담당자 불러
서울대 연구용역 실험결과 현장서 공개
손실 먼저 설명했더니 위험 수준 1.65%P↓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 위험을 먼저 설명할 경우 고령층의 고위험 상품 가입이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며 판매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승주 서울대 교수는 26일 금융감독원이 개최한 '금융소비자보호 세미나'에서 "설명서 교부 수준의 형식적 정보 제공만으로는 소비자가 실제 투자 위험을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금융사는 소비자 친화적 관점에서 설명 방식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세미나는 금감원이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를 공유하고, 판매관행 개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상품 설계·제조와 판매, 소비자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금융회사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했다.
해당 연구는 ELS 판매 데이터를 분석하고 행동경제학 문헌을 검토해 상품설명서 개선안을 도출한 뒤, 실제 시중은행 판매 현장에서 개선 효과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 교수는 시범사업 결과를 제시하며 설명 방식 변화가 투자 행태에 실질적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ELS 판매 점포 60곳을 방문한 소비자 2227명을 대상으로 기존 그래프를 개선한 추가 설명서를 제공하고, ELS와 함께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파생결합사채(DLB)와 주가연계사채(ELB)를 비교 제시한 결과, 소비자들이 더 안전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처럼 수익 구조를 먼저 설명하는 대신 손실 위험을 먼저 제시했을 때 65세 이상 고령 투자자의 가입 ELS 위험 수준(1차 상환 배리어)은 81.76%에서 80.1%로 1.65%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손실을 먼저 설명했을 경우 소비자가 더 안전한 상품에 가입했다는 의미다.
또 ELS와 함께 ELB·DLB 등 비교 상품 정보를 제공했을 경우, 투자위험등급 1등급(매우 높은 위험) 이외 상품에 가입한 건수는 평균 0.022개에서 0.054개로 145% 증가했다.
최 교수는 정책 제언으로 ▲손익 그래프 대신 손실과 이익을 분리해 손실을 먼저 설명하는 구조 도입 ▲ELS보다 손실 가능성이 낮은 채권형 상품을 함께 비교 설명하는 판매 프로세스 마련 등을 제시했다.
노영후 금감원 소비자보호감독총괄국 선임국장은 "이날 연구 결과 발표는 설명서가 소비자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살펴본 최초의 시범사업 결과"라며 "소비자 눈높이에 부합하는 판매 프로세스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설광호 KB국민은행 소비자보호부장은 국민은행의 영국 금융감독청(FCA)의 소비자 보호 의무(Consumer Duty·컨슈머 듀티) 도입 계획에 대해 소개했다. 컨슈머 듀티는 2023년 7월 영국 FCA가 도입한 제도로 상품 개발·판매·사후관리 등 전 과정에서 금융사 업무시스템 정비, 내부통제체계 구축 등을 요구하는 정책이다.
설 부장은 국민은행이 ▲비예금상품위원회를 통한 상품 적정성 심의 및 소비자보호 임원 최종 승인 ▲판매 절차 준수 관련 KPI 배점 확대 ▲대출금리 재산정 시 소비자 우대사항 안내 강화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 권한 강화 등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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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이번 연구용역 결과 중 효과성이 입증된 시범사업 내용을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비자·학계·금융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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