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장상황점검회의
상호관세 무효화에 변동성 커진 통상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부각
정부 석유·가스시설 불시 점검
정부는 상호관세 무효화에 따른 통상 불확실성과 국제유가 상승이라는 겹악재가 한국 경제에 미칠 충격파에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일단 단기적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면서도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겠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는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형일 1차관 주재로 시장점검회의를 열어 미국 대법원 상호관세 무효판결 등 관련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산업통상부 등이 참석했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위법 판결 직후 전세계에 10%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루만인 21일(현지시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관세율을 1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122조에 근거한 글로벌 관세 이후에도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등 다양한 후속 대책들을 검토하고 적용할 예정인 상황에서 무역협정을 완료한 한국의 대미투자협정 이행 방식 등 수많은 현안에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관세 위법 판결에 따른 보복성 고율 관세 부과가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미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당일 미국·유럽 증시가 상승하고 달러인덱스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글로벌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미 대법원 판결과 무관하게 자동차, 철강 등 품목관세(무역확장법 232조 근거)가 유지되고 있고,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 개시를 발표한 만큼, 미측 동향과 여타국의 움직임을 면밀히 파악하면서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한 이익 균형과 대미 수출 여건이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여기에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들썩거리는 상황도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이란 공습 가능성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험이 반영되며 지난 19일(현지시간) 6개월래 최고치(2%)로 치솟았다. 이란과 핵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중동에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항공모함 전단 등 군사력을 집중시키며 대이란 압박에 나섰다. 미국은 이란에 보름의 협상 시한을 언급했지만 명령만 내리면 언제라도 공격 가능한 일촉즉발 상황으로 중동 지역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국제유가 향방의 최대 관건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 여부에 달렸다.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으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의 수입선으로, 전 세계 원유의 약 20%, 해상원유의 약 40%가 이곳을 거친다. 호르무즈 해협 일시 봉쇄 등 국제 정세 불안이 커지자 정부는 지난 주말 사이 한국가스공사 LNG생산기지와 한국석유공사 비축기지 등 석유·가스 시설을 불시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국제유가 급등은 물가 자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11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0% 오르며 5개월 만에 최소폭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하향 안정화되는데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멈춘 영향이 주효했다.
지금 뜨는 뉴스
정부는 지정학적 돌발 상황 발생 등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차관은 "지정학적 갈등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24시간 시장 모니터링 체계를 지속 가동해 시장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