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우파 청년 캉탱, 좌파 집단 폭행으로 숨져
美 "좌익 무장 세력에 의해 사망…우려할 일"
'트럼프 사돈' 쿠슈너 미국 대사 초치될 듯
프랑스 우파 청년 캉탱 드랑크(23)가 급진 좌파 활동가들의 집단 폭행으로 숨진 사건이 외교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22일(현지시간) AP통신을 인용해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 장관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이 사건에 대한 미국 국무부의 논평과 관련해 찰스 쿠슈너 프랑스 주재 미국 대사를 소환해 항의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일 미국 국무부 대 테러국은 엑스(X·구 트위터)에 "드랑크가 좌익 무장 세력에 살해됐다는 보도는 우리 모두 우려할 일"이라며 "폭력적인 급진 좌파가 부상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을 통해 그들이 공공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바로 장관은 "한 프랑스 가정을 비탄에 빠뜨린 비극을 정치적 도구로 삼는 일을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업자 출신인 쿠슈너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돈이다. 그는 지난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반유대주의 문제를 지적하는 편지를 보냈다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을 공개 비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지만, 미국 국무부는 "쿠슈너 대사는 국익을 훌륭히 대변하고 있다"고 옹호해 외교 결례라는 입길에 올랐다.
한편 문제가 된 사건은 지난 12일 프랑스 남동부 리옹의 리옹정치대학(시앙스포)에서 발생했다. 당시 프랑스 극좌 정당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소속 유럽의회 의원의 강연이 열리고 있었다. 그의 강연 개최에 반대한 우익 청년들이 시위에 나섰다가 LFI 지지 활동가들과 시비가 붙었는데, 이 과정에서 23세 대학생 드랑크가 집단 폭행을 당하면서 결국 사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지난 18일 이 사건을 두고 "이념적 증오 분위기가 여러 나라를 휩쓸고 있다"고 말했다가 마크롱 대통령이 "다른 나라 일을 언급하는 것을 중단하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 사건은 내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프랑스 정치권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LFI를 향한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로랑 누네즈 내무 장관은 지난 15일 프랑스2 방송 인터뷰에서 "분명히 극좌 세력이 배후에 있었다"고 주장하며 "증언들이 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법무 장관도 같은 날 RTL 방송에서 "극좌 세력이 그를 살해한 것이 분명하다"며 "LFI와 극좌 세력의 발언이 SNS에서 나아가 현실 세계에서 통제 불가능한 폭력으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공화국에서는 어떤 대의나 이념도 살인을 정당화할 수 없다. 우리 제도의 존재 이유는 자유로운 의견 표출을 보호하는 데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다만 LFI는 "이번 사건과 정당 간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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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지난해 9월 미국에서 발생한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 암살 사건이 거론되기도 한다. 21일에는 프랑스 극우 단체가 리옹에서 조직한 시위에 드랑크를 추모하고 급진 좌파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약 3200명의 시위대는 수술용 마스크 및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드랑크에 정의를", "안티파(반파시스트) 암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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