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합의 이행 의지 재확인·특별법 이전 후보 사업 선별
반도체·에너지·핵심광물 등 첨단 산업 협력 유력 후보 거론
정부가 한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정부 차원의 단일 창구를 본격 가동하며 대미 통상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관세 합의 이행 의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 제정 이전 단계에서도 후보 사업을 선별·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부는 13일 제1차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 이행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언을 내놓은 이후 정부가 마련한 임시 추진체계를 본격 가동하는 첫 공식 회의다. 관계 부처 차관들과 무역보험공사, 수출입은행, 한국산업은행 기관장들이 참석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SNS 직후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면담하고, 한미 관세 합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한미 전략적 투자 특별법의 입법 계획도 미측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법 시행 이전이라도 행정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후보 프로젝트를 검토할 수 있도록 이번 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임시 추진체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범한 이행위원회는 향후 한미 전략적 투자 관련 협의를 총괄하는 '싱글 윈도(단일 창구)' 역할을 맡는다. 전략 프로젝트의 상업적 합리성을 검증하고, 대미 협의 창구를 일원화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위원회 산하에는 '사업예비검토단'을 두고 민관 전문가를 중심으로 개별 프로젝트의 경제성, 전략적 가치, 국익 기여도 등을 사전에 점검한다.
정부는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단순한 자본 유출이 아닌 수출 확대와 기술 협력의 계기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장관은 "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기자재 수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며 "해외의 첨단 전략자산을 확보하고 미국의 첨단기술이 국내 제조역량과 결합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최근 한미 관세 합의 이행 동향과 함께 전략적 투자 후보 프로젝트의 검토 방향, 향후 추진 절차도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대미 투자 사업이 국익에 부합하도록 관계 부처와 정책금융기관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이 합의한 전략적 투자 틀과 관련 업계의 논의 등을 종합하면 투자 대상은 미국 현지에서의 제조·생산 기반 강화와 첨단 산업 협력 중심의 사업들이 주요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첨단 제조 분야는 양국 협력의 중요한 축으로 꼽힌다. 반도체 생산라인 확대 및 첨단 패키징 시설 구축, 장비·부품 공급망 강화 등이 후보 사업으로 언급되며, 연구개발(R&D) 센터 연계 또는 현지 생산 확충을 위한 투자가 검토되고 있다.
에너지·신소재 관련 투자도 주요 대상이다. 에너지 인프라, 핵심광물·배터리 공급망, 신재생에너지 설비 등 미래 산업 기술과 관련된 사업들이 거론된다. 특히 미국이 공급망 다변화 및 전략물자 확보에 힘을 쓰고 있는 만큼 전기·배터리·희귀금속 처리·첨단소재 투자가 전략적 협력 사업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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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앞으로 진행될 모든 사업은 국익 최우선이라는 원칙과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기준 아래 전문성과 투명성을 갖고 검토하겠다"며 "우리의 관세 합의 이행 노력을 미측에 충분히 전달해 한미 간 불필요한 오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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