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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는 지금]베트남 치킨업체 인수…더벤처스가 동남아에 꽂힌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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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더벤처스 파트너 인터뷰
한국계 VC 유일 현지 상주하며 딜 발굴
"10년전 한국 같아…1억명 시장 매력"
"베트남 엔터산업 급성장…영화펀드 준비"

"베트남 중산층이 늘면서 가장 먼저 '먹는 것'부터 바뀌고 있습니다. 저렴한 쌀국수부터, 한 끼에 몇십만 원짜리 프랑스 요리에 와인까지 소비하는 나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죠."

우리나라 벤처캐피털(VC)인 더벤처스가 베트남 치킨 프랜차이즈 '치킨플러스'에 대한 경영권 인수(바이아웃)를 단행했다. 베트남 현지 외식 기업의 지분 65%를 인수한 것은 한국 VC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행보다.


지난 10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더벤처스 사무실에서 만난 김대현 더벤처스 파트너는 "이 거대한 시장 성장 흐름에 단순 소수 지분 투자로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식음료(F&B)와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인수 배경을 밝혔다.

"창업자 출신이 이끄는 VC 더벤처스, 베트남서 바이아웃"
[VC는 지금]베트남 치킨업체 인수…더벤처스가 동남아에 꽂힌 이유는 김대현 더벤처스 파트너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황서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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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파트너는 2014년 중고거래 서비스 셀잇을 김철우 더벤처스 대표와 공동 창업한 창업자 출신이다. 성공적인 엑시트(회수) 이후 두 사람은 2020년 더벤처스에 합류했다. 김철우 대표가 한국 투자에 집중하는 동안 김 파트너는 출장 겸 방문한 베트남에서 기회를 포착했고, 가족과 호찌민에 머물며 더벤처스의 베트남 및 동남아시아 투자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한국과 베트남의 스타트업 환경에 10~12년 정도 격차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우리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전해주면 베트남에서도 좋은 실적을 만들 수 있겠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번에 인수한 치킨플러스는 베트남 전역에 7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기존 경영진 및 인력 변동은 없고, 대주주 지위만 더벤처스로 변경됐다. 향후 경영 전략의 핵심으로는 '배달 모델 강화'를 꼽았다. 김 파트너는 "지금까지는 20~30평대 중소형 매장에 방문 고객 대상으로 사업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매장 규모를 줄이고 배달·온라인 채널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베트남도 한국 못지않게 배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 외식 그룹'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분명히 했다. 김 파트너는 "쉽게 표현하면 '베트남의 하림'을 꿈꾸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양계장까지 운영해 직접 원하는 닭을 생산하고,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닭가슴살 등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브랜드도 기획 중이며,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편의점 브랜드와의 제휴도 검토하고 있다.


회수 전략은 인수합병(M&A)이다. "베트남 내 매출 3000억~5000억원 규모의 외식 대기업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밸류업을 성공시킨다면 한국과 다른 해외 기업들로부터도 M&A 시도가 잇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트남은 한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정책 리스크도 낮다"
[VC는 지금]베트남 치킨업체 인수…더벤처스가 동남아에 꽂힌 이유는 치킨플러스 베트남 매장. 더벤처스

베트남을 전략적 시장으로 택한 이유로는 한국과의 경제·문화적 근접성을 꼽았다. 김 파트너는 "베트남은 한국의 핵심 무역 파트너이며, 현지에 한국 교민도 10만명 이상 거주한다. 서울에서 호찌민 항공편이 하루 약 30편에 달할 정도로 물리적 거리도 가깝다"며 "베트남 내 가장 큰 외국계 은행도 한국의 금융사일 정도로, 경제·산업계 진출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 환경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로모니터와 현지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외식 시장은 약 310억달러(약 41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했다. 35세 이하 젊은 층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한국 음식에 대한 배달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그는 "베트남은 인구가 1억명이 넘고, 인접 국가들보다 근면·성실한 인력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무엇보다 외국 투자자로서 가장 두려운 것은 정책이 급변하는 상황인데, 베트남은 정부의 해외 투자자를 위한 시그널이 일관적이다. 최근엔 호찌민에 국제금융센터 설립이 논의되면서 외국계 투자자에 대한 비자·세제 혜택도 검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동남아 시장 전체에 대한 분석도 전했다. 김 파트너는 "동남아 지역 내 회사 대부분은 싱가포르에 모회사를 두고 각국에서 자회사를 운영하는 구조다. 싱가포르는 법인 설립이 쉽고, 외환 유출입이 자유로우며, 양도소득세가 없다"며 "다만 싱가포르 내수 시장 자체는 작아, 창업자들이 처음부터 동남아 전역을 타깃으로 사업을 설계한다. 인도네시아도 인구 3억명 이상의 초대형 시장이고 IPO(기업공개) 시장도 비교적 활발해 계속 주시해야 할 지역"이라고 소개했다.

"아시아 최고의 '글로벌 투자 기관' 목표"
[VC는 지금]베트남 치킨업체 인수…더벤처스가 동남아에 꽂힌 이유는 김대현 더벤처스 파트너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황서율 기자

더벤처스는 베트남 및 동남아시아의 F&B 시장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장성에도 함께 주목하고 있다. 향후 베트남 영화 투자 펀드 조성도 계획하고 있다. 김 파트너는 "과거 한국에서 영화 '쉬리'가 극장 붐을 이끌었던 것처럼, 베트남에서도 '쉬리 모멘트'가 나타날 것"이라며 "지난해 베트남에서 개봉한 블록버스터 전쟁 영화가 800만 관객을 끌어모았는데, 제작비는 한국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수익률은 700~800%에 달했다"고 밝혔다.


현지 투자 포트폴리오 중에선 에코모비(Ecomobi)와 리피드(Refeed)가 눈에 띈다. 더벤처스가 100만달러(약 14억원)를 투자한 에코모비는 인플루언서 기반 커머스(상거래) 기업이다. 최근엔 AI(인공지능) 쇼호스트를 활용한 24시간 생방송 체제를 도입하면서도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사용자가 플랫폼에 질문을 보내면 AI를 기반으로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리피드는 베트남 폐식용유 수거 솔루션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항공유(SAF)를 공급하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이며, 더벤처스가 현재까지 4차례 투자했다.


아울러 김 파트너는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해 국내외 많은 투자사가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일본은 이미 대기업 산하 CVC(기업형 VC) 3곳이 베트남에 사무소를 열고 투자를 집행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말레이시아 VC들도 투자에 적극적인 상황"이라며 "더벤처스는 현재 운용 중인 '글로벌 K-소비재 펀드'를 기반으로 한국에서 가장 빠른 초기 단계(얼리스테이지) 소비재 투자사로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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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동남아시아에서 6년째 상주하며 투자를 진행한 만큼, 현지에서 강력한 네트워크와 딜 파이프라인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투자 실적을 구축해, 출자자(LP)들에게 성공적인 회수 경험을 안겨드리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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