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출제위원 확대·출제위원 전문성 검증
'교육평가·출제지원센터' 신설, AI출제 지원체계 도입
교육부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과 관련해 "출제 과정에서 타 영역 대비 지나치게 많은 문항이 교체돼 난이도 점검 등 후속 절차에 연쇄적으로 차질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11일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10일부터 23일까지 수능 출제·검토 전 과정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 영어 영역은 출제 과정에서 총 45개 문항 중 19개 문항이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어 1문항, 수학 4문항이 교체된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지는 수치다. 교육부 측은 사교육에서 나온 문제 등을 배제하다 보니 지나치게 많은 문항이 교체됐고, 이에 따라 출제 기간이 빠듯해져 난이도 점검 등에 차질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검토위원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교육부는 영어 출제위원 선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모든 영역의 출제위원 가운데 교사 비중은 45%인데 반해 영어는 33%에 그쳐 수험생의 실제 학업 수준을 반영해 출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특히 영어는 절대평가라 적정한 난이도 출제가 매우 중요한 만큼 앞으로는 교사 출제위원 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수능 출제·검토위원 선발 과정에서도 역량이나 전문성에 대한 검증이 부실했던 것으로 봤다. 2025학년도 수능부터 공정성 확보를 위해 출제·검토위원을 수능 통합 인력은행(인력풀)에서 무작위 추출하는 방식으로 위촉했는데, 이 과정에서 '전문성' 검증은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교육부는 향후 출제·검토위원 선발 시 무작위 추출 방식은 유지하되, 위원들의 수능·모의평가·학력평가 출제 이력이나 교과서·EBS 교재 집필 이력 등을 면밀히 확인해 전문성을 심층 검증하기로 했다.
수능 난이도 점검 절차를 개선하기 위해 '영역별 문항 점검위원회'도 새로 설치하기로 했다. 영역별, 문항별로 이뤄지는 출제오류·난이도 점검 과정을 이 점검위원회에 통합해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주로 교육과정 외 출제 여부를 점검하는 '수능 출제점검위원회'에 현장 교사의 의견 반영을 대폭 확대해 난이도 점검 역할을 추가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교육평가·출제지원센터'를 설립해 안정적인 수능 출제 환경을 만든다. 그간 출제·검토위원들은 해마다 40일가량 민간 임대 숙박시설에서 합숙하며 문제를 냈다. 교육부 관계자는 "매년 민간 시설을 임대해 운영하다 보니 안정적인 출제 환경 조성이 어려웠다"며 "특히 보안 문제로 AI 활용 등 효율적인 지원 체계 구축에 제약이 있었다"고 했다. 2030년을 목표로 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며, 올 2분기 안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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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영어 문제를 출제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AI로 영어 지문 생성 시스템을 개발, 이를 토대로 문제를 내면 출제 소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추후에는 문항 난이도 예측, 유사문항 검토 등에도 AI를 활용할 계획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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