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요 폭발에 수출과 설비투자 '훈풍'
소비도 안정적 우상향, 건설은 여전히 부진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1%포인트 높인 1.9%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이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며 전체 경제를 견인하고 있지만 건설투자는 신규 착공 부진으로 인해 역성장에 가까운 침체를 겪는 등 부문별 양극화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반도체가 다 했다"… 수출 전망 0.8%포인트 '점프'
KDI는 11일 발표한 '2026년 경제전망 수정'을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1.9%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2025년 하반기 경제전망' 당시 발표한 1.8%에서 0.1%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근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가 아주 많이 커졌고 이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아주 많아지면서 가격도 많이 올라간 상황이라 직접적으로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설비투자를 늘리는 부분이 존재한다"며 "또한 아주 큰 폭은 아니지만, 소비까지 일부 상향 조정되면서 지난번 11월보다 경제성장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KDI는 올해 총수출(물량 기준) 증가율을 기존보다 0.8%포인트 높은 2.1%로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AI 붐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발이 결정적이었다. 또한 수출 호조는 기업들의 설비투자로도 이어져 설비투자 전망치가 기존보다 0.4%포인트 상향된 2.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 가격 상승과 원유 가격 하락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으로 경상수지 흑자 폭은 1488억달러라는 역대급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 '빙하기' 지속…안전사고 엄정 대응→공기연장→물량 감소
반면 지난해 연간 -9.9%의 역성장을 기록하며 우리나라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건설투자는 올해도 뚜렷한 반등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KDI는 건설투자 전망치를 기존보다 1.7%포인트나 대폭 낮춘 0.5%로 제시했다. 수주는 늘었지만 지방 부동산 경기 부진 등으로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회복을 시사하는 신호를 아직 관측하지 못해 회복이 더 지체될 것이라고 KDI는 진단했다.
정 실장은 "건설투자의 흐름이 과거와는 조금씩 바뀌는 양상이 관측되고 있다"며 "착공 지연, 인구 감소의 영향뿐만 아니라 공사 기간이 연장이 많이 되는 것으로 나오고 있고 이는 공사 물량의 감소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했다. 또한 "공기가 늘어난 것은 이번 정부 들어 건설 현장의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것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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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는 실질소득 개선과 금리 인하 효과에 힘입어 기존보다 0.1%포인트 상향된 1.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건설업과 반도체 제외 제조업의 부진이 고용 감소로 이어지는 등 산업 간 경기 격차가 뚜렷한 상황이라고 KDI는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보다 0.1%포인트 상향된 2.1%로 전망했는데, 이는 정부의 물가 안정 목표(2.0%)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소비 개선과 환율 상승 시 상방 압력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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