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달러 내면 리셉션 초청·사진 촬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건국 250주년을 맞아 역대급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이를 지원하는 단체 '프리덤 250'의 거액 기부자들을 대상으로 대통령과의 만남 등 특전을 제공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가 입수한 모금 요청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최고 모금 책임자 메러디스 오루크가 이 단체의 기부금 모금을 담당하고 있다. 프리덤 250의 홍보 자료에 따르면 100만달러(약 14억6080만원) 이상을 기부한 후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하는 '프리덤 250 비공개 감사 리셉션'에 초청되며, 사진 촬영 기회를 얻는다. 250만달러 이상을 기부할 경우 오는 7월 4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서 연설할 기회도 주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프리덤250 설립을 발표하며 이 단체가 미국에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가장 화려한 생일파티"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프리덤 250이 계획 중인 여러 행사와 기념물 중 상당수는 미국 건국의 핵심 사건들과 뚜렷한 연관이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의제와 개인 브랜딩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50피트(약 76m) 개선문 건설, 워싱턴DC를 가로지르는 인디카(IndyCar) 레이스 자동차 경기, 국가 기도 행사, 트럼프 대통령의 80번째 생일에 맞춰 백악관 잔디밭에서 열리는 UFC 경기 등이 그 사례다.
NYT는 이 같은 모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 후 추진한 백악관 연회장 건설 프로젝트나 친트럼프 성향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등 자신이 추진해온 각종 사업과 단체를 위해 벌여온 모금 행태를 연상시킨다고 짚었다. 백악관 연회장 건설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행정부와 이해관계가 얽힌 개인 또는 기업이 기부를 통해 대통령의 환심을 살 수 있는 통로로 부상했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대통령들은 3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두 번째 임기에서는 정치 모금 활동을 줄이거나 소속 정당을 지원하는 데 집중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 임원과 부유층을 위한 만찬 등 모임을 여러 차례 주최하며 자신이 지지하는 분야에 수백만달러를 기부하도록 했고, 일부 기부자들은 이런 자리에서 특혜를 요청했다.
국가적 기념행사가 정치화되거나 기업 자금을 모금하는 행사로 변질된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 때인 1976년 건국 200주년 행사도 너무 많은 기업이 후원사로 참여하며 '바이 센테니얼(buy-centennial)'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M.J. 림자-파울로프스카 아메리칸대 교수는 설명했다. 이는 기업 돈으로 치러진 200주년 기념행사라는 의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더 노골적으로 정치화하고 있다고 림자-파울로프스카 교수는 지적했다.
프리덤 250의 이러한 공격적 행보는 미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 주관 위원회인 '아메리카 250'의 우려도 낳고 있다. 이 단체는 의회가 승인한 초당적 독립 비영리 단체다.
프리덤 250은 국립공원재단 산하에 있는 유한책임회사다. 그러나 실제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이 미친다. 그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국립공원재단 이사로 다수 임명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보니 왓슨 콜먼 하원의원은 의회가 배정한 세금이 '아메리카 250'이 아닌 '프리덤 250'으로 전용될 것을 우려했다. NYT는 실제로 이미 약 1000만달러의 세금이 아메리카 250에서 프리덤 250으로 전용됐다고 전했다.
백악관과 프리덤 250 관계자들은 기부자들에게 대통령 면접권을 판매한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다니엘 알바레즈 프리덤 250 대변인은 "대통령은 기부자들에게 깊이 감사하고 있지만, 과거의 정치인들과 달리 누구에게도 매수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프리덤 250이 아메리카 250과 경쟁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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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누려야 할 화려한 생일을 맞이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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