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 올해의 지구 종말 시계 공개
지난해보다 4초 당겨져
핵무기·독재·AI 부작용 우려 커지고
기후변화 대응·국제협력은 미흡
인류가 최후를 맞는 시점까지 남은 시간을 보여주는 '지구 종말 시계'가 멸망 85초 전으로 당겨졌다. 1947년 지구 종말 시계가 생긴 이래 가장 멸망에 근접했다. 높아져 가는 핵 위협, 미진한 기후변화 대응, 인공지능(AI) 발전이 낳는 부작용이 멸망을 부추긴 원인으로 지목됐다.
BAS는 종말에 더 가까워진 이유로,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의 지정학적 성향의 변화를 꼽았다. 알렉산드라 벨 BAS 회장은 "이들은 점점 더 공격적이고 적대적으로 변모해왔으며, 민족주의도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이룩한 글로벌 합의들이 무너지고 있다. 승자독식의 강대국 경쟁에 핵전쟁, 기후변화, AI의 잠재적 위협 등에 필수적인 국제 협력이 훼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핵 위협이 커졌다고 판단한 근거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암시한 점,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 시설에 요격을 가한 점, 중국 핵탄두 수가 증가한 점 등을 제시했다. 나아가 미국과 러시아 간 핵무기 조약이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 미 행정부가 핵실험 재개를 검토 중이며 이를 계기로 핵 군비 경쟁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BAS는 내다봤다.
기후변화 대응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 평균 해수면, 이산화탄소 농도, 평균 기온이 모두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인 협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생물학적 위협도 높아졌다. 지구상의 생명체를 교란할 가능성이 큰 '거울 생명체'의 실험실 합성이 성공한 것과 더불어, 인류가 방어할 수 없는 새로운 병원체를 AI 도움을 받아 설계할 가능성이 생겼다고 BAS는 언급했다. 특히 이들은 AI 혁명이 역으로 인류멸망을 부추긴다고 주장했는데, 허위정보가 유포되면서 정보 생태계에 혼란과 기능 장애를 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독재 체제가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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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는 1945년 맨해튼 프로젝트(원자폭탄 개발 계획)에 참여한 과학자들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인류에게 핵의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창설한 학회지다. 이들은 1947년 자정을 멸망 시점으로 설정한 지구 종말 시계를 도입, 매년 지구의 시각을 발표해왔다. 도입 당시는 미국과 소련이 경쟁적으로 핵실험을 벌였을 때로, 시계는 자정 7분 전을 가리켰다. 인류 종말이 가장 멀었던 시기는 베를린 장벽이 붕괴하고 냉전이 끝난 이후인 1991년으로, 자정 17분 전이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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