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청문회 공개 합의, 일방적으로 깨졌다"
대표 일정·수사 이유로 체험 취소 통보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쿠팡 해럴드 로저스 대표와 합의했던 '야간 택배 현장 체험'이 쿠팡 측의 일방적인 불이행으로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염 의원은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로저스 대표가 국민 앞에서 약속한 야간 노동 체험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공개했다.
염 의원에 따르면 쿠팡 측은 체험 일정과 관련해 주 내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다가, 이날 오전에야 로저스 대표의 경찰 소환 일정을 이유로 체험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 이에 대해 염 의원은 "야간노동의 실상을 몸으로 확인하겠다던 대국민 약속이 법적 조사를 구실로 파기된 것"이라며 "설마 했지만, 현실이 됐다"고 비판했다.
염 의원은 특히 쿠팡의 이중적 태도를 두고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쿠팡이 노동자의 과로 문제와 관련된 사회적 책임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기업의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쿠팡의 미국 투자자들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했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노동자 보호와 관련한 약속은 외면한 채 대규모 법적 대응에는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염 의원은 "국민이 지켜보는 청문회장에서 약속한 '노동자를 살리는 일'을 이렇게 가볍게 저버리는 것이 과연 글로벌 기업의 책임 있는 모습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로저스 대표의 약속 불이행에도 불구하고, 염 의원은 당초 계획했던 야간 택배 체험을 스스로 이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로저스 대표가 하지 않더라도 저는 멈추지 않겠다"며 "저 혼자라도 야간 택배 현장 체험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염 의원은 스마트워치를 착용해 심박수와 활동량 등을 직접 측정하고, 야간 노동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야간노동이 우리 몸에 얼마나 위험한지 과학적 수치로 증명하겠다"며 "현장의 진실을 가리려는 어떠한 꼼수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국회에서 '택배 의무휴업일 법제화 및 쿠팡 명절 휴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안 발의자인 염 의원 역시 이 자리에 뜻을 함께하며, 설 명절 기간만큼은 쿠팡 노동자들도 가족과 함께 쉴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염 의원은 "블랙리스트 의혹, 사회적 합의 무시, 그리고 이번 약속 파기까지 쿠팡의 태도는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며 "이윤이 생명보다 앞설 수 없다는 최소한의 상식을 반드시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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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관련 연석청문회였다. 당시 로저스 대표는 "야간노동이 주간보다 힘들다는 증거를 알지 못한다"고 발언했고, 이에 염 의원이 "12시간 심야 배송을 직접 함께해보자"고 제안하면서 체험 논의가 시작됐다. 로저스 대표가 공개적으로 이에 동의하면서 야간 택배 체험은 대국민 약속이 됐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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