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징수기법으로 불법개설기관 부당이득금 환수
# A씨는 약사가 아닌데도 면허를 빌려 불법으로 약국(면대약국)을 설립·운영하다 적발돼 70억원의 체납금을 지게 됐다. 지난 7년간 국민건강보험보공단의 납부 독려 전화를 수신 거부하고 주거지까지 철저히 숨기며 강제징수를 회피해 왔다. 공단은 A씨의 소득과 주변 환경을 분석해 잠복한 끝에, 그가 타인 명의로 경제활동을 하며 1억원 상당의 고급 외제차를 몰고 호화생활을 누리는 현장을 포착했다. 거주지를 기습 수색한 공단은 현금과 고가의 가전제품을 압류했으며, 결국 A씨로부터 체납금 1억원 일시 납부와 매월 300만원 분할 납부 확약을 받아냈다.
건보공단은 지난해 A씨와 같은 사무장병원·면대약국 체납자 중 고의적으로 재산을 숨긴 고액·상습체납자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징수 활동을 펼쳐 총 191억원을 징수했다고 23일 밝혔다.
불법개설기관은 국민의 건강보다 수익 창출에만 몰두하며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체납자들이 재산을 교묘하게 은닉하거나 위장 전입하는 등 징수 여건은 날로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이에 공단은 '불법개설기관 특별징수추진단(TF)'을 상시 운영하며 지능적인 은닉 수법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공단은 새롭게 추진한 '신(新) 징수기법'을 통해 약 10억원 규모의 체납금 회수 기반을 마련했다. ▲금융소비자가 찾아가지 않는 휴면예금이나 법원에 계류 중인 보증 공탁금 압류 ▲민영보험사에서 지급하는 자동차보험의 진료비 청구권 압류 ▲불법개설 폐업 의료기관의 엑스레이 장비 등 의료기기 신속 압류 등 기존 방식으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압류 채권을 신규 발굴해 환수 범위를 확대하고 은닉 재산 회수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했다.
공단은 또 재산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우회 이전한 경우에는 '사해행위취소 소송' 등 적극적인 민사소송을 제기해 은닉 재산을 되찾아오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09년 이후 누적 징수율이 2024년 말 8.3%에서 2025년 말엔 8.8%로 상승했다.
건보공단은 앞으로도 고액 체납자의 인적 사항 공개, 신용정보 제공, 출국금지 추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압박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특히 빅데이터 기반의 추적 시스템을 고도화해 재산 은닉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숨긴 재산은 끝까지 찾아내 징수하겠다"며 "국민의 자발적 신고가 큰 도움이 되는 만큼 공단 홈페이지에 공개된 명단을 확인해 적극적으로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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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은닉재산 신고 포상금 최고액은 지난달부터 기존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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