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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숙련공' 아틀라스와 '유희로봇' G1이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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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6 전시장 한쪽, 관람객이 몰린 링 위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올라섰다. 중국 유니트리의 G1은 실제 복서처럼 가드 자세를 취하며 상대를 압박했다. 음악이 흐르자 360도 회전이 가능한 관절을 활용해 사람 이상의 유연한 춤사위를 선보였다. 1만6000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표를 단 이 로봇의 과감한 움직임에 관람객들은 연신 감탄했다. 부스 앞은 인파로 가득 찼다.


반면 현대자동차 부스의 아틀라스는 무뚝뚝했다. 화려한 쇼 대신 정해진 궤적을 따라 자동차 부품을 집어 올리고, 장애물이 투입돼도 흔들림 없이 자세를 유지하며 이동했다. 중국 로봇이 연예인처럼 퍼포먼스를 뽐냈다면, 현대차의 로봇은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숙련공의 뒷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시시비비]'숙련공' 아틀라스와 '유희로봇' G1이 던진 질문 현대차그룹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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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로봇의 대비는 휴머노이드 상업화의 해법을 찾는 기업들의 서로 다른 선택지를 대변한다. 아틀라스는 애초부터 산업 현장을 전제로 설계된 로봇이다. 제조 공정에서 중요한 것은 볼거리나 유연함이 아니다. 반복 작업을 얼마나 정확하게 수행하는지, 예외 상황에서도 균형을 유지하는지가 핵심이다. 현장에서 느껴진 아틀라스의 인상은 시연용 로봇이 아니라 즉시 투입 가능한 설비에 가까웠다.


자본시장은 아틀라스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확실한 목표가 있고,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는 로봇이라는 점에서다. 아틀라스는 보여주는 로봇이 아니라 공정에 편입돼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로봇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전시장을 떠나 두 로봇의 의미를 곱씹어 보니 또 다른 우려도 생겨났다. 유니트리는 G1을 약 2200만원대에 내놓고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전면 개방했다. 특정 공정을 전제로 한 완성형 로봇이 아니라 누구나 손댈 수 있는 출발점으로 로봇을 풀어놓은 셈이다. 로봇의 쓰임새를 기업이 규정하기보다 외부에서 만들어지도록 길을 열어둔 전략이다.


이 선택은 당장의 산업 활용성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더욱 위협적이다. 로봇의 진화를 기업 내부가 아니라 외부로 넘겼기 때문이다. 수많은 개발자와 사용자가 각자의 환경에서 로봇을 만지고 수정하며 알고리즘을 바꾸기 시작하면 변화의 속도는 단일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다. 완성도를 쌓는 경쟁이 아니라, 집단지성이 축적된 무한 로봇 튜닝이 시작되는 것이다.

[시시비비]'숙련공' 아틀라스와 '유희로봇' G1이 던진 질문 손 흔드는 유니트리 G1. 연합뉴스

방향은 다르지만 두 로봇 모두 상업화라는 다음 단계에서 각기 다른 도전에 직면했다. 아틀라스의 과제는 기술 밖에 있다. 공정 투입을 전제로 한 전략일수록 생산 현장의 이해관계와 곧바로 맞닿기 때문이다. 공정 라인에 로봇을 한 대도 들일 수 없다는 현대차 노조의 강한 반발은 그 현실을 보여준다. 숙련공을 닮은 로봇이 공정에서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할수록, 기술의 진보는 자연스럽게 인간의 일자리와 산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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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트리 역시 자유롭지만 가벼운 시험대에 서 있는 것은 아니다. 개방과 집단지성 전략이 실제 산업 수요와 어떻게 연결될지, 수많은 실험과 변형을 거친 로봇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신뢰 가능한 제품이 될지가 관건이다. 진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통제와 책임의 문제는 더 분명해진다. 인간을 가장 닮은 기술은 이제 성능을 넘어, 어떤 사회적 선택을 할 것인지를 우리에게 묻고 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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