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약가 개편안 관련 현장 간담회'
향남제약단지 노사 “생존의 문제"
중소 제약사들의 경우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으로 매출이 10%만 줄어도 수백 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22일 경기 화성시 한국제약협동조합 회의실에서 '정부 약가 개편안 관련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비대위와 향남제약단지 노사가 정부 정책 추진에 대한 현장의 위기 인식을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서정오 한국제약협동조합 전무이사는 "국내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8% 수준으로 이미 한계에 와 있다"며 "약가를 10% 이상 인하하면 적자 전환은 시간문제이고 그 순간부터 투자는 멈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개발 비용과 공장 설비 고도화 비용이 가장 먼저 사라지고 이는 곧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 전무이사는 그러면서 약가 개편이 제약단지 고용에 미칠 영향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했다. 향남제약단지에서만 약 5000명이 근무하는데, 이번 개편안으로 매출이 10%만 줄어도 최소 500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3인 가구 기준으로 환산하면 1500명의 생계가 직접적인 위협을 받게 된다"며 "회사가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서 생산량 감축과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된다"고 강조했다.
보건 안보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서 전무이사는 "제약사들의 경영이 위축되면 수익성이 없는 필수의약품은 결국 생산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이는 의약품 품질 저하와 해외 원료 의존도 심화로 이어져 국민 건강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대위 공동위원장인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정부와 업계 간의 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약가 개편 계획을 지난해 11월 발표했지만 아직 최종안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2월 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결정 이전에 산업계의 절박한 목소리를 전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결정이 내려진 이후에는 되돌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노사 관계자들은 약가제도 개편을 논의할 사회적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참석자는 "이 문제는 단순한 재정 절감이 아니라 산업과 고용의 생존 문제"라며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제네릭 의약품 약가가 높게 형성돼 품목 수 난립과 과잉 경쟁을 초래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약가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제네릭 및 특허만료의약품 약가 산정률은 오리지널 대비 53.55% 수준으로 이를 주요국 수준인 40%로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완제의약품 생산액 10억 원 미만 업체 비중은 31.3%이며 최근 5년간 등재된 240개 신약 가운데 국내 개발 신약은 13개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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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남제약단지는 36개 기업 39개 사업장이 입주한 국내 최대 제약 생산 거점으로 약 4800명의 전문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약가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신규 채용 중단과 생산 라인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GMP 기반의 숙련 인력 중심 생산 구조 특성상 인력 감축은 곧 품질 관리 약화와 필수의약품 생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이들은 우려한다.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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